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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마의 라이브러리
  • 나에게 없는 것
  • 서미애
  • 15,300원 (10%850)
  • 2025-07-04
  • : 1,040

아, 이건 좀. 『나에게 없는 것』 by 서미애

 

읽은 날 : 2026.4.20.

 

시리즈 물은 작가 입장에서도 독자 입장에서도 위험과 고수익이 동반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도박과 비슷하다. 작가 입장에서는 이전 시리즈에서 구축해 놓은 작중 인물의 설정을 가져옴과 동시에 그때 이미 확보해 놓은 팬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먹고 들어가는 장사일 수 있고, 독자 입장에서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의 다음 이야기를 읽는다는 점에서 편안한 독서가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이야기의 전개가 예측가능하다는 이야긴데(어차피 주동 인물의 성격이야 정해져 있으니까) 이건 작가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동일한, 이미 정해져버린 성격의 주인공을 데리고 독자가 예측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써 내야 작가로서의 승리를 확인받을 수 있다. 작가와 독자가 서로 머리싸움을 하는 스릴러 장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작가 서미애는 한국 문학에서는 드물게 매력적이라 할 수 있는 사이코패스 ‘하영’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그 하영의 매력에 힘입어 시리즈의 2편도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꽤 기대하면 읽었던 3편은. 음. 너무 기대해서 그럴까.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서 청국 칸은 자신의 문한관(문서를 작성해 주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말을 접지 말라. 말을 구기지 말라. 말을 펴서 내질러라.

김훈, 『남한산성』, 학고재, 2007, p.284

 

서미애의 소설을 읽고 나서 뜬금없이 김훈의 저 일갈이 떠올랐다.

 

작가는 시리즈물의 세 번째 권이자 완결편인 이 소설에서, 독자와 머리싸움을 하느라 이야기를 너무 여러번 접는다. 그렇다, 꼬는 것이 아니라 접는다. 시리즈 2편에서 써 먹은 반전이 꽤 매력있었던 건 인정할 수 있고, 그 반전으로 재미를 본 것인지 3편에서도 반전을 시도하기는 하는데, 음. 실패했다.

 

시리즈 1편에서 재성의 인물됨을 어느 정도 그리고 있었던 것이 시리즈 2편의 반전에 가장 큰 키포인트가 되었던 것과 달리, 시리즈 3편의 등장인물들은 이전 편에서의 빌드업 과정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반전은 글쎄, 음. 사실 시리즈 2편의 반전 역시도 1편에서의 빌드업이 없었다면 그다지 신선하지 않을 반전이었다. 시리즈 물로써의 장점을 극대화 한 2편이었고, 인물을 그대로 가져다 쓴 이외 시리즈물로서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3편이었다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작가는 반전을 시도하느라 이야기를 접고, 또 접고, 또 접다보니 이야기가 여기저기 툭툭 튀어오른다. 이전편에서 가지고 있던 작가 특유의, 이야기와 장면을 끝의 끝까지 밀어붙이는 박력이 사라져 버리는 거다. 사실 밀어붙일 이야기가 없기도 했고.

 

작가가 이 시리즈를 이즈음에서 완료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이(뭐 처음부터 그렇게 기획했다고 했지만) 뜬금없이 새삼, 다행이다, 싶다.

 

2026.5.14. by ash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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