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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하인리히 뵐
  • 8,100원 (10%450)
  • 2008-05-30
  • : 17,676

대학교 신입생들을 위한 추천 도서 목록에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보고 정말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이 책을 읽을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언론은 비교적 정상적이었고 오히려 그 이후 기레기라고 불릴 정도로 야만적으로 변하여, 그 당시보다는 오히려 최근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다. 경찰이 추적하고 있는 범죄자를 은닉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여성이 자신에 대해 선정적이면서 악감정이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기사를 쓴 기자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이후 카타리나 블룸에 대해 좀 더 안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왜 카타리나 블룸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유추할 수 있는 사건의 맥락이 소개되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저자 하인리히 뵐이 당시 언론의 형태를 비판하기 위해 쓴 단편소설로서, 진정한 언론의 자세와 역할은 무엇인지와 사람이 사회 속에서 가지고 보호받아야 하는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쓴 이야기이다. 작품 자체가 훌륭하다거나 완성도가 있다기보다는 인권의 중요성,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또 하나의 권력이 되어 개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언론에 대한 환기를 한 것이 이 작품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현재 언론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 보자면, 국내 언론 수준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75년대 독일보다 결코 낫다고 하기 어렵고, 지배계층의 사고 방식 역시 드레퓌스 사건이 발생한 1894년 프랑스 권위주의 체제보다 깨어있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이러한 사건들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하는 지성인들이 국내에는 거의 없는 것을 생각하면 더 암울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인권과 언론의 바른 자세를 알려주는 이 책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현재를 사는 한국인들이 모두 읽고 성찰하여야 하는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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