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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얼룩진 여름
마키아벨리  2025/09/07 08:21
  • 얼룩진 여름
  • 전경린
  • 16,200원 (10%900)
  • 2025-08-12
  • : 2,800

14일 동안 필사를 하면서 책을 읽었기에 하루에 스무 페이지 정도를 읽으면서 올해 여름을 이 책 ‘얼룩진 여름’과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야기 속 시간의 흐름도 2주 남짓하여 실제 시간의 흐름과 비슷하여 주인공의 심리를 좀 더 잘 느끼는 체험이 되었던 것 같다.

 

두 번째 남자 이진과 어울리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을 이해하기 무척 어려웠는데, 이진의 성격이나 행동이 주인공이 혐오하는 유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듭되는 이진과의 교류와 함께 주인공이 더 사랑하는 유경과의 교류도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이 책의 저자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그동안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다른 소설 ‘사랑의 이해’ 여주인공 수영의 행동이 이 책의 주인공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 책 주인공의 심리와 비슷한 경로로 ‘사랑의 이해’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리라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의 자신의 미래와 사랑을 모두 망치게 될 것이란 것을 알면서 이런 생활을 계속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것이 엉망징창이 되는 ‘얼룩진 여름’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작품 초반에 주인공이 나르시시스트라고 이야기되는 내용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순간순간 자신의 마음 내키는 데로 따라 간 이유가 자신이 가장 중요한 나르시시스트였기 떄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야기의 파국은 이미 예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살로 삶을 끝낸 유경이 조금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작품이 오래 전에 쓰여졌고 최근 새롭게 다시 출간된 내용이라 그 당시에는 사회도 훨씬 불안했고,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의 영향을 받은) 방황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던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방황과 파국에 대한 이야기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작품 중반에 나오는 노파의 이야기이다. 사랑이 인생에서 중요하지만 중요한 시점에서는 그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라는 것인데, 이는 나 역시 나이를 꽤 먹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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