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마키아벨리
  • 청부 살인자의 성모
  • 페르난도 바예호
  • 11,700원 (10%650)
  • 2022-05-30
  • : 1,093

‘청부 살인자의 성모’는 콜롬비아의 유명한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가리비아 사후 살인청부자들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세상을 다룬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맨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중년의 문법학자인 작중 화자와 아직 미성년의 나이인 살인청부업자와의 사이가 코멕 매카시에 등장하는 소년들 간의 우정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사실은 그들의 심리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작중화자의 역할은 이야기를 이끌지는 않고 살인청부업자 소년의 하루하루를 관찰하면서 콜롬비아 사회를 분석하는 데 그치는 것 같고 둘 사이의 행동이 크게 의미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KBS 작은 책방 팟 캐스트에서 까뮈의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살인 청부업자들의 모습이 이방인의 뫼르소와 무척 비슷하다고 느꼈다. 즉, 이방인의 뫼르소처럼 어떤 삶의 목표나 의지 없이 순간순간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기분이 뒤틀리면 사람들을 죽인다. 하지만 이방인의 뫼르소와 다른 점으로, 작중화자의 말을 통해 그들이 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지 설명하고 있다. 즉, 마약왕 사망 이후 망가져 버린 콜롬비아의 정치와 치안으로 인하여 콜롬비아에서 사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삶의 목표나 의지 없이 이방인의 삶을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이 ‘청부 살인자의 성모’인 것처럼 카톨릭 문화가 작품 속에 나타나 있다. 하지만 예수의숭고한 삶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운을 빌거나 범죄 행위에 대한 죄의 사함을 받는 샤머니즘 형태만 남아 있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맥 메카시의 글처럼 조금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띄어 책을 읽을 때 특이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살인 등 범죄가 난무하는 남미의 지옥과 같은 현 상황을 헐리우드 오락물이 아닌 문학 장르로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