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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어둠 속의 사건
  • 오노레 드 발자크
  • 12,600원 (10%700)
  • 2022-07-29
  • : 927

‘어둠 속의 사건’은 ‘고리오 영감’으로 잘 알려진 발자크의 소설이다. 최근 읽은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에서 ‘고리오 영감’이 어떤 경제학 책보다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배우게 해주는 책이란 글을 보고 꼭 읽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발자크가 쓴 나폴레옹 시대의 정치 스릴러라는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장르의 소설인 이 작품을 먼저 선택하게 되었다.

 

이야기는 전반부의 모험극과 후반부의 법정극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이야기의 분위기가 약간은 다른 느낌을 준다. 전반부가 삼총사나 비슷한 시대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같은 흥미진진한 모험극이라면, 후반부는 다소 차분한, 법정 추리극의 형태를 띄고 있다. 특히 후반부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활용하여 쓴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나폴레옹을 비롯한 이 시대의 정치를 주무르는 실세 인물들이 등장하고, 결국은 그들의 의지에 따라 이야기의 결말이 정해지는 것을 보면 다소 씁쓸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이 시대 인물 중 푸세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바꿔가며 끈질기게 살아남은 기회주의자의 표본이기 때문이다. 이 인물이 이 이야기에도 등장하여 이야기의 결말이 정해지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후반부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사건도 그의 작품이다) 이러한 점을 보고 책의 해설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개인의 뜻이 꺾이거나 희생되는 사건을 발자크가 다루었다고 평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민중혁명의)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인물들의 좌절을 다루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많고 문장이 다소 만연체라 조금은 읽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그 점을 압도하는 작품이고, 발자크의 다른 작품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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