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역사물을 좋아하는데 순수한 픽션보다는 역사적 배경에서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속에서 저자가 빈 틈을 상상력을 발휘하여 채운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야기를 특히 선호하는데, ‘조선맛집 도문대작’은 이러한 나의 취향을 만족시켜 줄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사극 영화를 접할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현재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과거 배경을 통해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영화로는 올빼미, 과거 영화 중에는 역린, 간신 같은 영화들) 이 책은 부제에서 내란수괴 이이첨과 허균의 왕 만들기로 그 의도를 밝히고 있다.
도문대작은 허균이 쓴 글에서 등장하는 푸줏간에서 크게 쩝쩝거린다는 뜻으로, 과거에 ‘문장의 품격’이란 책을 읽고, 이 책 내용을 다룬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면서 허균이 이런 소재의 글도 썼다는 것을 알고 무척 재미있어한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서 그 말을 이용하여 맛집의 이름으로 쓴 것도 무척 흥미로왔다.
이야기의 내용은 간신 이이첨의 악행과 이를 막기 위한 허균의 노력, 그리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사명대사가 미리 이러한 위험을 예견하고 대비책을 세웠다는 설정 등이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영화나 드라마로 재구성 되어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은데, 과거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광해’와 매우 유사한 설정이 있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구성하기 위해 이이첨이나 광해의 운명이 실제 역사와는 다소 다르게 구성되었는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닐 것 같고, 무엇보다 왕보다 백성을 웃게 하라는 주제가 좋은 것 같다. 허준이나 홍길동전 스토리가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
최근의 내란사태를 과거의 역사 사건을 통해 평가하기 위해 이이첨이란 인물을 활용한 것은 까지는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이야기를 ‘광해’와 다르게 풀면 더 좋았을 것 같고,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이야기가 뒤에서는 큰 이슈가 되지 않은 점 등도 아쉬운 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