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달려라 아비’를 읽은 후 ‘바깥은 여름’이나 ‘이중 하나는 거짓말’ 같은 살아면서 접하는 상처와 치유를 다루는 소설말고도 다른 색깔이 있다는 걸 알았고, 다른 작품이 궁금해서 바로 읽은 책이 ‘두근두근 내인생’이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처럼 대단한 이야기꾼리아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두근두근 내인생’은 정말 대단한 이야기이다. ‘바깥은 여름’처럼 가슴을 마구 부셔벼릴 정도로 아픔고 슬픈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책을 읽는 내내 킥킥거릴 수 밖에 없을 만큼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 줄거리는 소개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하지만 (나 자신은 보지 못했지만,강동원과 송혜교가 나오는 영화로 제작된 바 있어 내용을 아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나 자신이 김애란 작가가 작가로서 가졌다고 생각한 여러 능력이 한 작품 안에서 합쳐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는 유머가 전체 이야기를 감싸고 있고, 유머가 감싸고 있는 틈 사이로 슬픔과 아픔이 새어 나오는데 슬픈 이야기를 묵묵히 전달하는 것 보다 더 가슴이 아리다. 이런 감정은 말로 전달하기는 어렵고 많은 분들이 직접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슬프면서도 재미있고 웃긴 이야기면서, 동시에 무척 아름다우면서도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이런 훌륭한 이야기를 아직까지 몰랐다는 사실에 화가 나면서, 나 자신에게 김애란 작가를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라고 했던 것에 대해 안목이 훌륭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