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지만, 역사책은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해서 소설을 통해 그 역사를 접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혁명극장’이다. 하지만 1권의 서평에서도 썼다시피 역사적 맥락에 대한 설명은 생략되고 등장인물 간의 인간적 관계와 대화 위주로 쓰여 있어 역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따라서 아쉬운 점이 많은데, 2권이라는 적지 않은 분량을 사용하면서도 역사적 흐름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이 남녀관계 등 비교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 위주로 쓰여 있었던 것 등이 그러한 점이다.
물론 역사를 잘 아는 사람들이 역사의 순간순간에서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대화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은 정말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세세한 역사를 몰라 이해가 딸리는 나로서도 로베스피에르나 당통 등 주요 인물들의 면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알 수 이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스토리 상으로는 세상살이에 닿고 닿은 당통의 면면 (여성 편력 등)에 로베스피에르 일파가 분노를 하면서 그들을 제거하기 위해 무리수를 쓴 것처럼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그 와중에 비민주주적인 체포와 재판이 진행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2권 뒤에 실린 주요인물들에 대한 소개 등에 나타난 것 처럼 혁명정부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 차이 (온건파와 강건파) 때문에 정적을 제거하는 과정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고, 그러한 점이 이야기에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정말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잘 알게 된 이후에 이 시리즈를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생각난 영화 ‘당통 등도 다시 보는 등 역사를 좀 더 알게 된 후에 도전하고 싶다. (현재로서는 이 책을 통해 당통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가 되어버려 영화를 보거나 역사 공부를 할 때 당통에 대해 그다지 공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또한 당통이나 로베스피에르 모두 결국 혁명 전 자신들이 바라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고 프랑스는 다시 쩡시대가 되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교훈을 얻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지도 숙제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