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2권에서는 칠레 쿠데타의 내용이 본격적으로 나온다. 나의 경우는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나 ‘실종’같은 영화를 통해 칠레 쿠데타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소설에서는 쿠데타가 초래한 비극의 주인공 (쿠데타로 암살된 아예데 대통령의 조카이므로) 이라고 할 수 있는 작가의 슬프지만 담담한 글로 표현되고 있다. 쿠데타오 인해 고초를 겪은 피해자들의 모습은 트루에바 상원의원의 손녀 알바의 경험과 시각을 통해 전해진다. 특히 자신의 고통을 잊고 자신의 정신줄을 찾기위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모두 기록하라는 주위 사람들의 충고를 받아 들여 모든 것을 기록하는 알바의 모습은 바로 작가의 경험을 투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칠레 쿠데타에 의해 결국 목숨을 잃은 로메로 주교나 파블로 네루다 시인의 이야기도 역시 언급되는데, 저자는 특별히 강한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고 담담하게 서술하고만 있어 오히려 더 슬픈 느낌이 든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트루에바 상원의원의 후회와 뉘우침, 그리고 손녀와의 화해에 이은 그의 죽음으로 이어지는데, 그가 진정으로 민중의 고통을 이해했다기 보다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도가 지나친 정치에 반발한 결과라서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든다. 알바가 남긴 글에서 그의 외할아버지 트루에바가 판차 가르시아를 강가에서 강간한 후 태어난 그녀의 손자가 트루에바의 외손냐인 알바를 강간하게 되는 업보를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남미의 문제가 오랜시간에 걸쳐 진행된 계층간의 갈등이 너무 커진 결과라는 시각을 전해 주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서는 민주주의 정부가 재수립되기 전 조그만 희망의 씨앗을 볼 수 있는 순간에서 끝났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시 민주주의 정권이 수립되더라도 1권에서 등장한 정권을 잃은 모습을 기억하면서 정권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기억할 수 있길 간절하게 바라면서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