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Fantastic World
  • 알자스
  • 신이현
  • 10,800원 (10%600)
  • 2007-01-25
  • : 631

읽고싶은 책을 고르는 건 정말 재미있다. 신나는 일이다. 나는 늘 '여행'이란 걸 동경하고 살아서 그런지 여행관련 책을 가장 많이 사는데, 그 와중에 내 시선을 사로잡은 책! 바로 '알자스'다. 알자스는 독일국경 근처에 있는 프랑스의 시골마을이라고 한다.
작가는 이 시골마을에서 4계절을 보내고 그 곳에 관한 글을 썼다고... 나는 그 소개글을 읽는데, 정말 머릿속에서 스파크가 파박! 하고 튀었다.

대학다닐때 친하게 지내던 오빠가 물었던 적이 있다. '넌 애인이 생기면 가장 뭘 해보고 싶냐?'라고 나는 조금 뜸을 들이다 '일년동안 사계절을 함께 해보고싶다. ' 그 선배는 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라고 했는데 '벚꽃놀이도 가고, 여름 소나기도 같이 맞아보고, 단풍든 가로수 아래를 산책하고, 함께 첫눈을 보고 싶다.' 라는 식으로 대답했다. 누군가를 잘 알고 추억을 나눈다는 것은 1년정돈 해야 되는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기하게도 작가의 알자스 1년이란 것은 이 마을을 잘 알기위해 일년 4계절을 보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눈내리는 동화속 집에서 혼자 방하나 얻어 그 곳에서 글을 쓰기 위해 1년을 보냈을 거라고, 사실 소개글도 정확히 읽어보지 않은체 구매했다. 

조금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내가 자세히 훑어보지 않았음을 후회하고 있었다. 솔로일 것만 같은 작가는 프랑스인 남편이 있었고 그녀가 1년을 보냈다는 알자스는 그녀의 '시댁'이었다. 또 한 1년을 연달아 알자스에 보낸게 아니라 계절별로 그곳에서 머물르며 겪었던 느꼈던 이야기다. 알자스인인 시부모 혹은 친척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해준 음식과 일상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사실 그 것이 전부다. 정말 알자스인 다운 삶을 그대로 보여준거니까! 책이 내 환상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라는 점에서 조금 실망감이 있었으나 신기하게도 그건 얼마 안가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프랑스 음식이란게 굉장히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그럴듯한 것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책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확실히 시골스럽고 정겨웠다. (먹어본적도 들어본적도 없는 음식들에 대해 설명을 듣고 군침나고 괴로와서 책을 덮는 시추에이션만 열댓번ㅋ) 이 책에서 나온 음식들에 대한 레시피책이 나온다면 난 당장 사러 가겠다!! 

알자스 토박이 시부모의 삶은 또 한 우리네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이라 향수를 자극시키기에도 그만이었고,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전원생활이란게 정말 아름답구나 싶기도 하다. 겨절별로 가꾸는 채소나 과일나무들, 자급자족하며 나도 텃밭있는 전원집을 갖고 싶다란 생각이 절로 들게끔 말이다. (물론 낭만보단 그녀의 시어머니, 루시 할머니처럼 부지런함이 필요하겠지만!) 또 지금 우리들은 모두 잊어버린 전통이나 축제같은걸 생활화 하는 모습들은 정말 감탄스럽다.

알자스란 곳은 이 책을 찾아내기 전까지 알 지 못했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지가 '알자스'라고 하는데 난 전혀 몰랐다;) 보통 유럽하면 도시안의 미술관,박물관을 찾아다니기 급급할텐데, 난 그냥 이런 시골을 탐닉하러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 일본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찍은 철도다큐멘터리를 봤을때 생각해 뒀던 시골투어같은것 처럼 말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책을 덮은 순간까지도 알자스의 풍경이 머릿속에 꽉 들어오지는 않는다. 아직 퍼즐조각이 완성되지 않은 기분, 마지막 한 조각을 맞춰야 풍경을 알아차릴 수 있는 그런 퍼즐같이 말이다. 하지만 알자스란 곳에 발을 디딘순간 그 조각이 저절로 자리를 찾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정말 가보고 싶은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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