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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 Nobody

슬픔과 분노로 잠이 안 올 때 나만의 작은 요령이 있다. "나는 먼지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nothing)."를 계속 중얼거린다. 그러면 어느새 괴로움에서 조금 멀어진다. 하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무의미, 우연, 찰나, 이 세 가지 조건에 의해 세상에 던쳐진 아무것도 아닌 존재. 미물(微物)도 아니다. 어디에도 닿지 않는 순간의 빛, 작고 보잘것없어서가 아니라 잠깐 지나가는 것이기에 보이지 않는 존재다.
다짐해도 다짐해도 금세 잊혀지는 내 좌우명, "지구에 머무는 동안 타인과 자연에 민폐 끼치지 말고 조용히 사라지자." 그러므로 괴로움에 몸부림칠 일도 없다. 조금만 견디면 된다. 괴로운 시간은 대개 "인생은 대단하다. 고로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때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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