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빵집과 52장의 카드 / 요슈타인 가아더
<소피의 세계>의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의 <카드의 비밀>이 새로운 이름을 달고 출판되었다. 열두 살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여행하면서 만난 노인, 늙은 제빵사로부터 받은 빵 속에서 돋보기로만 읽을 수 있는 작은 책이 발견되는데, 그 책 속의 환상적인 이야기와 소년의 실제 삶이 뒤엉키며 전개된다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 세계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가 하는 철학적 질문과 성찰을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다.
지상의 마지막 여친 / 사이먼 리치
푸른 봄 하늘이 떠오르는 산뜻한 표지다. 하느님을 천국 주식회사 CEO로 설정한 전작 <천국 주식회사>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저자 이름을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D
유머러스한 단편 서른 편을 모은 코믹 단편집인데,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SNL의 최연소 작가로 4년간 근무할 당시 3년 연속으로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고.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30인'에도 선정되었다니 그의 단편이 얼마나 창의적이기에 젊은 세대에게 이토록 어필할 수 있었는지 더욱 궁금해진다. 게다가 볕 좋은 날 펼치고 읽기도 딱 좋은 콤팩트한 두께!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 파트릭 모디아노
내가 읽어본 파트릭 모디아노의 책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뿐이기 때문에 저자의 작품 스타일이 어떤지 얘기하긴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 치고는 굉장히 쉽게 읽히고 임팩트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 이래서 잊지 않으려면 서평을 써둬야 하는 건데) '미로같은 세계 속에서 길을 잃는' 그의 소설세계를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다.
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 / 조조 모예스
이젠 내게 '믿고 보는 작가'가 된 조조 모예스. 그의 새책이 나왔는데 모르고 있었다니! 다른 건 몰라도 사랑사랑하는 로맨틱한 소설로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미 비포 유>, <원 플러스 원>, <허니문 인 파리>에 이어 이번엔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여성과 2006년의 여성이 등장한다. 그림 한 점을 통해 두 여인에게 연결 고리가 생긴다는 점에서는 전작 <허니문 인 파리>와 비슷한 구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은 '사랑'이 답이라는 것도 빤히 예상되는 결말이지만 그래도 읽는 과정이 즐거운 게 바로 로맨스 소설이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