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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게 울어대는 알람시계의 소리에 눈 뜨는 아침. 어제와 다를바 없는 힘겨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다. 아직 잔류하는 잠기운을 몰아내지 못한채 집을 나서는 모습은 대다수 직장인들의 일상이다. 출근길 지하철속 번드르한 외양과는 달리 얼굴표정은 피곤에 지쳐있다. 출근시간의 지하철안 여기저기 끄떡끄떡 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활기찬 아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사무실에 틀어박혀 톱니바퀴 처럼 일하다 지쳐갈무렵 퇴근시간이 다가온다. 하지만 퇴근시간은 일의 끝을 알리는 시간이 아니다. 야근, 회식이라는 이름의 또다른 일이 시작되는 시간을 의미할 뿐이다. 매일 반복되는 이런 생활을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본주의의 거대한 시스템의 틀안에서는 9 to 6라는 쳇바퀴를 끝없이 달릴밖에 달리 방법이 없기에 다들 그렇게 살아 가고 있는 것이리라.

사회적 성공이라는 대의 명분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제시되는 무수한 처세의 유형들을 대할때마다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되는건 그 속에 나라는 개인은 사라져 버린듯 하기때문이다. 요즘 우리사회에 "아침형 인간"이라는 유행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그런데 "아침형 인간"의 유행은 자신의 선택의 문제가 아닌 전사회적 강요의 형태로 다가오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된다. 방송과 신문이 요란하게 "아침형 인간"을 찬양하면서 기업체들로 앞다퉈 직원들에게 "아침형 인간"을 강요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침을 일찍시작해 그 시간을 자기계발에 활용 한다면 성공한 사람이 될수 있다는 주장에 굳이 토를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럴수 있는 사람이라면 실천하면 될것이고, 아침에 맥을 못추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데 단순히 아침이라는 시간에 대한 강조만이 이루어지면서 아침 기상시간이 빠른 사람, 출근시간이 빠른 사람이 좋고 그렇지 못하면 문제가 있다는식의 분위기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아 보인다.
이책 "아침형 인간, 강요하지마라"에서 말하고 있는것이 바로 이런 생각들이다. 우선 사람을 어떤 형(形)이라는 틀에 맞추려고 하는 사실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런식의 "아침형인간", "올빼미형 인간"의 이분법적인 분류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생화습관이나 직업, 생체리듬에 따라 자신에 맞는 생활 패턴이 다르고 효률적인 시간도 다를수 밖에 없다. 아침에 생생한 사람이 있는 반면 밤이되야 힘이나는 사람이 있는것이다. 일률적인 틀로 사람을 묶고 동일한 패턴을 강요하는 것은 다양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사회로 퇴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작금의 "아침형 인간"에 대한 우리사회의 쏠림현상은 그 배후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철밥통"의 글속에 등장하는 회사형 인간이 사실 우리의 모두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우리 대부분은 조기출근을 강요 당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해야만 하는 시간의 선택권을 갖지못한 "아침형 인간"도 "올빼미 족"도 아닌 "회사형 인간" 이라는 말이 서글프게 다가온다. 직장인들에게 아침은 여분의 시간이 아니다. 지칠대로 지친 심신을 쉬는 최소한의 수면시간의 한부분일 뿐인데 이조차 자유일 수 없게 만드는 아침형 인간의 강요는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그래서 요즘은 더욱 아침출근길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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