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자주 듣게 되는 이름이 있다. '수유+너머'라는 다소 묘한 이름의 집단이다. 이 이름을 들을때 마다 도대체 무슨의미일까? 뭘하는 곳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곤했다. 이 궁금증에 시원한 답을 주는 것이 바로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이다. 이 책을 통해 '수유+너머'는 정체를 확연히 드러낸다. 수유리의 조그만 공부방으로 태동하여 지금의 전방위 지식의 횡단을 감행하는 지식코뮌의 모습으로 진화해가는 과정을 이 단체의 산파인 고미숙은 역동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대학의 학문이 획일화 되고, 지식에 대한 앎이 더이상 기쁨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인식에서 지식코뮌 '수유+너머'는 출발하였다. 전공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경계를 횡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의 시스템속에서는 이런 지식의 횡단과 탈주의 방식과 소통공간을 찾지 못했던 많은 지식인들이 이곳에 모이면서 '수유+너머'는 자생적인 체계를 만들어 가며 현재까지 진화해 오게된다. 그 진행 과정을 쫏아오다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행복한 모습에 부러움 마저 느끼게된다.
'수유+너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현실을 인식하는 사고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선 현실의 구조화된 시스템에 수긍하며 사는것에 이의를 제기한다. '주어진 길만을 가는것'은 편하긴 하겠지만 포기해야할 것이 너무나 많다고 말한다. '길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내가 가는곳이 바로 길'이라는 능동적 사고가 바로 '수유+너머'의 탄생과 발전의 첫 출발선인 듯하다.
'수유+너머'의 가장 빛나는 면은 무엇보다도 '지식에 대한 희열'을 꿈꾸는데 있어 보인다. 지식에 대한 욕구는 가지를 치고 그 가지가 끊임없이 분화되며 뻗어나가는 속에서 지식은 고착화 되는것이 아니라 '천의 고원'을 유목하며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원동력은 '지식에 대한 욕구와 희열'에 의해 이루어지는것이다. 책속에 그려진 '수유+너머'의 모습은 지적희열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유기체로 비쳐진다. 스스로 자신의 형태를 변이하며 진화를 거듭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수유+너머'의 현재의 모습이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라 말하지만 사실 모두가 희망한 자유일것이다. '자꾸떠들면 현실로 이루어 진다'는 고미숙의 말처럼 모두가 생각하고 희망한다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현재의 구현체로서 '수유+너머'는 의미있어 보인다. '삶의 유쾌한 반란'을 지금도 진행하고 있는 '수유+너머'의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 그들은 여전히 진화중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