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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캠퍼스에 낭만이 남아있던 시절, 친구들과 술한잔 마시며 동아리방에 모여 앉아 기타와 더불어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내곤했다. 그때 주로 민중가요나 동물원 같은 대학가에서 유행하던 포크계열 노래를 많이 불렀다. 그런데 우리와는 달리 팝송만을 부르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부르는 노래는 바로 비틀즈의 노래들이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Yesterday'로 부터 시작해서 익숙치 않은 비틀즈의 곡들을 연이어 불러대는 그 친구의 모습은 사실 좀 엉뚱해서 낮설었다.
유명한 히트곡 몇곡만으로 알 뿐이던 내가 비틀즈에 관심을 갖게 되고 빠져들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친구 때문이었다. 비틀즈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이들의 음악뿐만이 아니라 네 사람의 삷의 모습도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멤버 각자의 개성이 노래마다 고스란히 드러나는 걸 느낄때 비틀즈의 음악을 듣는 것은 매력적이었다. 비틀즈의 두축인 존레논과 폴맥카트니의 조금은 상반된 음악적 성향이 빚어내는 상호작용은 비틀즈의 음악을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주요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비틀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음반 뿐만 아니라 관련된 영화나 책 등 많은 자료를 접하면서 놀란것은 수많은 비틀매니아의 존재였다. 꽤 오래전인 1960년대 활동을 시작했고 1970년에 해체된지 벌써 30여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비틀즈의 작은 사실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그들의 열정이 놀라웠다. 이들이 있기에 비틀즈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살아 있는것 같다.
"신화가 된 이름 비틀즈" 이 책 역시 비틀매니아가 이룬 하나의 커다란 성과물이다. 음악 전문가의 손으로 쓰여진 것이 아닌 순수한 비틀매니아의 열정만으로 이렇듯 생생하게 비틀즈의 궤적을 500여 페이지에 걸쳐 되살려내는 작업을 해낸 저자의 노력에 정말이지 존경스러움을 표하고 싶어진다. 존레논이 처음 들어간 학교 이름이 뭔지, 밴드의 최초 활동 연도와 같은 시시콜콜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쓴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 비틀매니아에게는 비틀즈의 소소한 사실하나도 무척이나 소중하다. 매니아란 그만큼 그곳에 깊숙히 빠져야만 할 수 있는 그런 것이다.
비틀매니아 까지는 아니지만 비틀즈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책을 만나는 것은 무척 반갑고 고맙다. 비틀즈가 아직도 우리에게 존재하며, 앞으로도 그럴것이라는 느낌을 갖게된건 나혼자만은 아닐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기쁜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저자에게 비틀즈가 추억속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 이어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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