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략 소개
구술적 이야기, 아날로그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가 동시에 공존하는 시대에, 김만수 교수의 『스토리 리부트』는 현대 사회의 중심 키워드로 부상한 ‘이야기’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과 유연한 접근을 담는다.
문학에서 출발한 저자의 학문적 여정은 문화 콘텐츠 전반, 특히 ‘스토리 산업’에 대한 탐구로 확장됐다. 그럼으로써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을 다루면서도, 현대 ‘문화 콘텐츠’에 대한 산업 전망까지 그려낸다. 이야기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저 이야기의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이자 ‘공동 창작자’로서 살아간다. 이 책은 바로 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서사의 감각을 일깨워주려는 시도다.
여타 서사 이론, 책 쓰기/작법서와는 다른 『스토리 리부트』의 독특한 점은, 전통적인 서사 이론의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 신화부터 유튜브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생물학적 생명체처럼 역동적으로 조망한다는 점이다. “핵심 스토리(core story)가 세포처럼 분열되고 배열되며 경이롭고 새로운 이야기로 리부트된다”는 비유는 책의 핵심 개념이자 제목의 기원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새롭게 부팅(reboot)하는 것처럼, 원래의 이야기들은 새로운 이야기로 재구성된다.
스토리 리부트
이야기는 어떻게 생성되는가
김만수 지음|324쪽|140*225|무선|2025년 4월 20일
18,000원|ISBN 979-11-89333-93-5 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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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스토리텔링의 문화 산업적인 현상까지 짚어내는 김만수 교수의 통찰력은 특히 문자 중심의 서사 이론에만 갇혀 있는 한국문학 연구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 양승국(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 출판사 서평
이야기의 본질을 꿰뚫는 이야기꾼, 문자 너머를 읽는 인문학자,
김만수 교수의 스토리텔링 리부트
구술적 이야기, 아날로그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가 동시에 공존하는 시대에, 김만수 교수의 『스토리 리부트』는 현대 사회의 중심 키워드로 부상한 ‘이야기’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과 유연한 접근을 담는다. 문학에서 출발한 저자의 학문적 여정은 문화 콘텐츠 전반, 특히 ‘스토리 산업’에 대한 탐구로 확장됐다. 그럼으로써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을 다루면서도, 현대 ‘문화 콘텐츠’에 대한 산업 전망까지 그려낸다. 이야기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저 이야기의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이자 ‘공동 창작자’로서 살아간다. 이 책은 바로 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서사의 감각을 일깨워주려는 시도다.
여타 서사 이론, 책 쓰기/작법서와는 다른 『스토리 리부트』의 독특한 점은, 전통적인 서사 이론의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 신화부터 유튜브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생물학적 생명체처럼 역동적으로 조망한다는 점이다. “핵심 스토리(core story)가 세포처럼 분열되고 배열되며 경이롭고 새로운 이야기로 리부트된다”는 비유는 책의 핵심 개념이자 제목의 기원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새롭게 부팅(reboot)하는 것처럼, 원래의 이야기들은 새로운 이야기로 재구성된다.
김만수 교수는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를 연구해 온 드문 인문학자이자, 오랜 학문 여정 속에서 전통 서사의 깊이와 현대 문화의 생동감을 결합시켜 온 독보적인 스토리텔러이자 연구자이다. 김만수 교수의 글은 탁월한 분석과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하되, 현학적인 장벽 없이 누구나 읽기 쉽게 쓰여 있다. 수많은 신화, 민담, 소설, 드라마의 구조를 넘나들지만, ‘이야기의 구조는 달라도, 본질은 닮아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서사 분석의 명장이다.
“이야기를 좋아하면 잘산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중적인 마스터 플롯”, “이야기는 상처에서 비롯된다”, “미디어: 달을 보지 말고 손끝을 보라”, “데카르트 좌표에 따라 영화 추천받기”…… 등, 『스토리 리부트』는 단순한 서사 이론서가 아니라, 이야기를 삶의 원리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안내서이다. 서사학과 기호학, 구조주의에서 출발한 이 책은 카카오톡과 유튜브, 넷플릭스로 이어지는 디지털 시대의 스토리 형식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짚어내며, 한국문학 연구의 지형을 콘텐츠 산업이라는 새로운 흐름과 연결 짓는다. ‘문자 너머를 읽는 인문학자’, ‘서사와 스토리 산업을 잇는 가교’, ‘스토리텔링을 실천하는 이론가’인 김만수 교수는 정년을 앞둔 지금도 여전히 신화와 넷플릭스, 고전 시집과 유튜브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신화와 민담, 시와 소설, 유튜브와 넷플릭스 사이에서 여전히 ‘읽고, 보고, 사유하는 일’을 계속한다. 이는, 문학과 콘텐츠,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다리를 놓는 소중한 기록이다. ‘이야기의 구조’를 넘어 ‘이야기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드는, 진정한 스토리 철학자이다.
문학에서 문화 산업까지… 이야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 안내서
책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야기의 기원(출발점)부터 이분법적 서사 구조, 삼분법의 창조성, 기호학과 구조주의, 디지털 시대의 서사 형식, 그리고 스토리 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각 장은 복잡한 이론 대신 짧고 간결한 1,400자 내외의 단상 형식으로 구성되어 독자의 부담을 줄이고, 사유의 깊이를 더한다.
책의 말미에는 학술적이지만 조금은 자유로운 형식의 <보론>과 함께 실렸으며, 책의 곳곳에는 웹툰 작가를 꿈꾸는 저자의 아들(필명 ‘울롱’)이 그린 삽화도 수록되어 가족 간의 ‘이야기’ 역시 중요한 스토리임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스토리 리부트』는 이야기의 세계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공하며, 스토리텔링을 공부하거나 콘텐츠 산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유익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이야기를 이해하고 싶은 이들, 그리고 ‘말하고 쓰고 나누는 삶’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진지하고도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쉽게 풀어 쓴 서사 이론, ‘스토리’에 관한 114가지 이야기
『스토리 리부트』는 신화, 문학, 영화, 넷플릭스, 유튜브까지 날로 복잡하게 변화해 가는 스토리텔링을 짜임새 있게 설명하기 위한 스토리텔링 안내서이다. 문학 및 희곡 등의 서사 양식을 연구하다가, 문화콘텐츠 및 문화경영이라는 문화 산업적인 현상까지 연구해 온 김만수 교수의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사학이나 서사 이론은 소설이라는 장르 하나에 국한돼서, 이 세상의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영화, TV 드라마, 만화 등)를 설명하는 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이야기의 영역은 더욱 확장되었고, 스토리 산업의 비중 또한 더욱 커졌다. 어느덧 이야기의 소비자인 동시에 이야기의 생산자가 된 우리에게는 스토리텔링(스토리)을 다시 구성할(리부트)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원래 ‘쉽게 풀어 쓴 서사 이론’이라는 집필 의도에서 출발했다. 페이스북에 700자 정도의 가벼운 글을 쓰기 시작했다. 700자는 손바닥 크기의 휴대폰 화면에 쓸 수 있는 글의 최대치이다. 이 책을 묶으면서 토막글을 1,400자의 글로 분량을 늘렸다. 1,400자의 짧은 토막글로 되어 있지만, 그 글들이 체계와 구성을 입어 스토리텔링 안내서로 거듭났다. 구성도 독특하다.
스토리 리부트 1 :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저자는 이야기의 출발점, 즉 스토리텔링의 기원론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인간이 서로 소통하고 궁극적으로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가정 아래, 이야기라는 현상의 다양한 측면을 탐색한다. 이를테면,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동굴 안으로 피신한 원시인들이 서로의 소망과 꿈을 나누는 순간, 이야기가 태동했을 것이다. 또는 죽음의 문턱까지 끌려갔다가 돌아온 자들의 극적인 생존담이 공동체의 관심을 끌면서 이야기의 형식으로 자리 잡았을 수도 있다.
최근 서사 이론가들의 시각에 따라 저자는 이야기의 근원을 원시인들의 ‘캠프파이어 모델’에서 찾는다. 사냥의 순간에 마주한 위험, 사냥 이후의 포만감, 경험의 전수와 모의 훈련, 그리고 성공을 기원하는 간절함, 이 모든 감정과 지식이 모닥불가의 말들로 녹아들었다. 동굴 속 어둠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은 점차 동굴 밖 빛의 세계로 퍼져나가며, 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야기 구조로 확장되어 온 것이다. 이처럼 이야기는 단순한 오락이나 환상이 아닌, 인류의 생존과 공동체의 진화에 깊이 뿌리박힌 문화적 형식이다.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치유하며, 미래를 상상해 왔다. 이야기의 기원은 곧 인간의 기원이기도 하다.
스토리 리부트 2 : ‘이야기를 둘로 나누기’
김만수 교수는 2, 즉 이분법(dichotomy)적 사고가 이야기 생성의 핵심 원천임을 살펴본다. 세상이 혼돈과 질서, 하늘과 땅, 낮과 밤, 해와 달, 남자와 여자처럼 뚜렷한 이분법으로 나뉘며 생성되었듯, 이야기의 형성에도 이러한 대립 구조가 가장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
우리 주변에는 언제나 선과 악,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처럼 양극적인 존재들이 함께 공존한다. 이처럼 상반되는 두 요소의 갈등과 충돌은 이야기의 가장 지속적이고 강력한 원천이 되어 왔다. 디지털 세계에서의 0과 1, 동양 철학에서의 음과 양 또한 이분법의 전형적인 예로, 복잡한 현상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이해하는 틀을 제공해 준다.
흔히 이분법(dichotomy)은 단순화와 흑백논리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사실 이분법은 모든 이야기 구조와 인식의 출발점이다. 대립이 있어야 갈등이 발생하고, 갈등이 있어야 서사가 생성된다. 이야기란 결국 이 두 극단 사이에서 인간이 어떻게 사고하고, 선택하고, 변화해 나가는지를 그려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스토리 리부트 3: 이야기 속 ‘숫자 3’의 힘
이분법이 모든 이야기 구조와 인식의 출발점이라면, 숫자 ‘3’은 특별한 상징성과 구조적 안정감을 부여한다. 민담에서는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 주인공에게 세 개의 주머니가 주어진다. 이는 곧 세 번의 위기를 상징하며, 이야기가 구조적으로 ‘3단계의 시련’을 따라 전개됨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이야기에는 세 명의 형제가 등장하고, 세 개의 사건이 벌어지며, 세 개의 선택지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하필 ‘3’일까?
숫자 ‘3’은 이야기의 전개와 인식 구조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핵심 동력이 되어왔다. 예컨대 천·지·인(天地人)은 한글 모음 체계의 기반이며, 지·정·의(知情意)는 지식, 감정, 의지라는 인간 활동의 기본 요소를, 진·선·미(眞善美)는 진리, 선함, 아름다움이라는 가치 체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삼중 구조는 단순한 반복이나 수사적 장치 그 이상이다. 가위바위보처럼 균형과 순환의 원리를 담고 있으며, 이분법의 경직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생성의 원리로 작용한다.
스토리 리부트 4 : 우리는 다양한 기호에 둘러싸여 있다
21세기의 우리는 말과 글은 물론, 사진, 이모티콘, 동영상 등 다양한 기호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이러한 기호를 이해하는 일은 곧 기호를 사용하는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일의 출발점이다. 인간은 기호를 창조하고 해석하며 소비하는 주체다. 김만수 교수는 그러한 기호작용을 분석하는 틀로서 기호학과, 기호가 작동하는 구조적 원리를 탐구하는 구조주의를 이야기 분석의 중심에 두고자 했다. 구조주의는 기호의 의미가 개별 요소가 아닌 전체 구조 속의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야기 연구에도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문학과 예술은 내용과 형식의 유기적 결합으로 존재한다. 흔히 ‘내용’에만 집중하기 쉽지만, 내용을 담는 형식(곧 매체, 미디어, 플랫폼) 역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아가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기호내용과 기호표현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기초 기호학 개념과 구조주의적 사고방식을 소개하며, 이야기 연구의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스토리 리부트 5 : 디지털 시대의 이야기 형식
21세기 현재 이야기 형식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근대 이전의 구술적 이야기, 근대의 아날로그 미디어, 근대 이후의 디지털 미디어가 동시에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야기 형식도 점차 인터랙티브하고 분산적이며, 개인화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가 이야기를 ‘듣는’ 존재에서 ‘참여하는’ 존재로 변화시켰다. 기성세대는 종종 디지털 세대의 문해력을 우려하지만, 오히려 문제는 디지털 미디어 해독력에 대한 기성세대의 이해 부족일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은 하루 평균 2천 번의 백일몽을 꾼다고 하며, 그 지속 시간은 14초라고 한다. 디지털 세대는 이 무의식적 상상을 디지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표현하고 반응하며, 새로운 이야기 문법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 형식, 그리고 이에 근거를 둔 스토리 산업에 대한 관찰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스토리 리부트 6: 스토리 산업
이러한 이야기 양식의 변화는 산업적 가치로도 연결된다. 이제 스토리는 곧 산업이다. 정보기술(IT)이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ICT로 확장된 것처럼, 스토리는 정보 이상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일상적으로 이야기를 공유하고, 소비하며, 재창조하고 있다.
이 책은 스토리 산업에 대해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저자는 이야기의 형식 변화와 그 중요성을 짚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지금이야말로 “스토리는 산업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점이다.
이야기는 어떤 씨앗에서 출발해 세포분열하고 결합하고 또 끊임없이 재생되면서, 이야기의 패턴을 되풀이한다.
김만수 교수의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의 문제의식의 단초를 엿볼 수 있는 다음의 칼럼이 있다. 저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의 종을, 150만 종에 달한다는 생물종의 숫자보다 더 많을 것이라 한다. 문학, 영화, 드라마 같은 허구적 양식만이 아니라, 수업, 수사와 재판, 회의, 연예인의 수사학적 담론 역시 모두 이야기 양식에 기반한다. 따라서, 생물의 유전, 발생, 재생 과정에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처럼, 이야기의 발생과 전파에도 어떤 핵심적인 요소가 들어 있지 않을까? 서사 이론가들은 이를 마스터 플롯(master plot), 핵심 이야기(core story)라 부르는데, 저자는 이를 ‘이야기 씨앗’이라고도 한다. 생물학자 린네가 수만 종에 이르는 생물종의 분류 체계를 만들었듯이, 이와 유사한 법칙이 이야기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야기는 어떤 씨앗에서 출발해 세포분열하고 결합하고 또 끊임없이 재생되면서, 이야기의 패턴을 되풀이한다. 그 이야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야기 씨앗’은 과연 무엇인가. 저자의 문제의식의 출발이자 귀결점이다.
끝으로, 이 책의 마지막에 덧붙인 <보론>은 정제된 학술적 글쓰기에서 벗어난 개인적 실험의 공간이다. 자유로운 형식 속에 녹아든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들은 앞서 다룬 이론적 논의들과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이야기를 보는 또 다른 눈을 제시한다. 『스토리 리부트』는 무거운 개념도 가볍게, 복잡한 세계도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쓰인 책이며, 그것이야말로 오늘날 스토리텔링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일지 모른다.
추천사
김만수 교수의 글은 잘 읽힌다. 김만수 교수는 에둘러 말하지도 않고 현학적인 수사도 없이 핵심을 정확히 짚어낸다. 그의 글쓰기의 힘은 드라마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드라마의 핵심은 갈등인데, 이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야기의 짜임새이다. 세상의 재미있는 모든 이야기들은 기본 틀 안에서 매체에 맞게 변용한다. 김만수 교수는 이러한 이야기의 틀이 세계 곳곳의 신화, 민담, 소설, 영상 드라마 등의 수많은 작품들에 공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오늘날 스토리텔링의 문화 산업적인 현상까지 짚어내는 김만수 교수의 통찰력은 특히 문자 중심의 서사 이론에만 갇혀 있는 한국문학 연구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 양승국(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달을 보지 말고 손끝을 보라.’ 내용보다 표현의 형식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을 보냐?’라는 범속한 비유를 이렇게 산뜻하게 뒤집어서 이야기의 기본적 속성을 설명한다. 바로 이야기라는 내용을 설명하는 이 책의 표상적 방식, 손가락이다. 그 손가락 속에 동서고금 모든 이야기 이론이 포괄되고 설명된다. 이론이지만 이론이 아니다. 이야기에 대한 또 하나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설명해 주는 인자한 현자처럼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지루하지 않게 설명한다. 2천 년도 더 전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연극은 왜 재밌고, 어떤 연극은 왜 재미가 없냐는 한 제자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시학을 썼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답하려 한다. 혼잣말처럼 그 대답들을 글로 오래, 근면하게 써오는 걸 지근거리에서 보았다. 그렇게 모여진 혼잣글로 모든 이야기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정리하려 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재시동, 스토리 리부트이다.
― 육상효(영화감독, 인하대학교 문과대학 교수)
저자 소개
저자 김만수
현재 인하대학교 문과대학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공부를 막 시작한 30대에는 한국문학 연구자로 출발하여 『문학의 존재영역』, 『희곡 읽기의 방법론』, 『한국의 희곡과 연극』등의 학술서를 썼고, 『희곡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희곡의 본질과 역사』등의 번역서를 냈다.
군산대학교 국문학과와 인하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를 거쳐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가 된 이후로는 문학을 벗어난 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 문화 연구 영역에서 여러 편의 연구서와 교재를 집필했다. 『문화콘텐츠 유형론』, 『스토리텔링 시대의 플롯과 캐릭터』 등이 그것인데, 문학과 현대 문화 사이의 경계에도 관심을 두어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을 새롭게 해석한 『진달래꽃 다시 읽기』, 한국의 신화와 민담이 현대문학과 현대 드라마에서 재수용되는 과정을 탐구한 『옛이야기의 귀환』 등의 저서도 집필했다. 앞으로도 신화와 민담 등의 중세적 형식, 시와 소설 등의 근대적 형식, 인터넷과 OTT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콘텐츠 사이의 생산적인 관계를 탐구할 생각으로, 덜 부지런하지만, 북유럽 신화와 한국 근대문학을 읽기도 하고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매달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