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7,920원 (10%440)
  • 2007-12-07
  • : 87

주인공이 서술하는 선생님이라는 자는 사랑하는 여자와의 결혼을 위해
가장 친한 친구에게 거짓을 말하여 그를 자살로 이끌게 한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에는 성공하지만 친구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행복한 결혼 생활은 물론
사회생활 조차 하지 않고 은거하며 살다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나'라는 서술자는 피서지에서 우연히 만난 '선생님'에게 호감을 느껴
도쿄에 돌아와서도 계속 친분을 쌓고자 하나, 선생님은 그에게
친근감을 주는 것은 아니고, 학문에 있어서도 훌륭한 의견을 갖고 있으나
사회적인 활동으로 이를 활용하지도 않는다.

학식이 높으나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혼자서 조시가야에 누군가의 묘지에 성묘를 가고,
본인을 외로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그의 부인과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태어난 한 쌍이어야겠지'라고 하고,
사랑을 죄악이라 말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의 몫을 확실히 챙겨두라고 권고하는 이 사람,
 

그의 행동들에는 그가 그렇게 행동하는 '요인'이 있지만,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나에게
"나는 죽기 전에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네. 자네는 그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되어 줄 수 있겠는가? 자네는 정말
뼛속까지 진실한 사람인가?"
라고 물으며 나의 진실의 확신에 대한 답변을 듣고는 
나중에 적당한 시기가 되면 말해주겠다며 대답을 유보한다.

졸업 후 병든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는 '나'에게 선생님은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지만,
결국 나는 가지 못했고, 한참 후에 두툼한 편지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선생님의 유서이자,
자신의 삶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백이었다.

'인간은 급한 순간이 되면 나쁜 사람으로 급변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던 선생님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재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파렴치한으로 변하여
자신을 속인 친척에게 철저한 배반감을 느끼고 인간을 믿지 않는다. 그런 그 조차도
사랑하는 여자와의 결혼을 위해 자기처럼 가족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외로운 수행자처럼 지내는 자신의 친구를 속인다.자신이 '사람'을 믿지 못하고 속았다는 데 대한 분개가 자신을 모든이를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마저도 급한 순간, 욕망이 이성을 뒤덮은 순간에,자신의 마음을 숨기고친구에게 거짓을 고함으로써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그야말로 모순이다.

자신의 진심을 솔직히 말하지 못함으로 해서
더 큰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는 드라마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아주 많다.

오늘만해도 본인의 '무면허 음주운전'을 숨기기 위해 자기가 친 아이를 공기소총으로 죽인 남자의얘기가 뉴스에서 흘러나온다.

번역책의 부재처럼 붙어있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지독한 삶에 대한 통찰'이라는 말대로
그는 본인 속의 선과 악, 사람들의 선과 악에 대한 응시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죄책감으로
한 생을 살다가 결국 죽음을 택한다. 

천황이 죽고 노기 대장이 순사하며 죽을 각오로 살아온 세월에 대해 읽었을 때
그 살아온 시간 동안의 고통스러움에 대해 그는 동조했고, 차라리 죽는 순간의 고통을 택한 선생님.

『그 후』도 마찬가지지만, 역시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대해 솔직하고,
그 본질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족 : 동생이 이 책을 읽고 '현대'라고 착각할 수 있을만큼 이 책의 현실감과 심리묘사는
뛰어나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나와의 괴리감, 사람의 진심에 대한 '의심'과 믿고 싶어하는 마음.사랑 등등, 지금과 다를 바 하나 없는 인간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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