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스케의 진정한 홀로 서기
abikethief 2009/06/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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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쓰메 소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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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케라는 서른살의 자발적 무직자인 주인공은 무사 출신으로 나중에 사업으로 부를 이룬 재산가의 아들로, '돈을 벌기 위한' 현실적인 목적을 갖고 '직업을 갖는 것'을 천박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은 직업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귀한 부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할 뿐'인 남자다. 매달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아가며 집에서 따로 나와 사는 이 사람은 그 돈으로 책을 사고 공연을 보고 음악을 듣고 미술품을 모으고 산책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내게 이 사람을 완벽한 독립한 자로서 '나는 이제 어른이므로 내 스스로 생각하고 하고 싶은대로 할 것이다!'라고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묻는다면, '아니오'라는 답이 나올 것 같다.
평소에도 '돈을 번다'라는 것 자체는 '내 스스로의 삶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근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데,이 책 이전에 읽은 『고민하는 힘』에서 읽은 근대라는 시대의 흐름에서 '돈'이 갖는 중요성, 즉 의당 '돈을 벌어야 한다'라는 것이 근대 이후에 생성된 개념이라면,
현대를 사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어서 그것을 거부하는 다이스케라는 사람이 나에게는 불완전한 어른으로 보이지만,이자의 '무위'에 대한 철학을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겠지.
그런 다이스케에게 절친했던 대학 동창 히라오카가 근무하던 은행의 지방 지점에서 실직을 당하고도쿄로 올라와 다이스케에게 도움을 청한다. 히라오카의 부인인 미치요는 고등학교 시절 다른 절친의여동생으로 다이스케와도 친한 사이였고, 장티푸스로 미치요의 오빠가 죽은 이후, 히라오카와의 결혼을적극 성사시키기도 했었다. 이전의 친근함 때문인지 결혼 이후에도 그녀를 '부인'이라고 부른 적은 없다.
삼년만에 다시 만난 히라오카와 다이스케는 떨어져 지낸 시간만큼 서로가 변했음을 느끼고,
점점 사이가 멀어지지만 다이스케는 현실의 나락에서 허우적대는 히라오카의 생활로 인해
그 옆에 있는 미치요에게 점점 더 신경이 쓰이게 된다.
한편, 경제적 불황기였던 당시에 아버지와 형님이 운영하는 회사는 그간의 잘못된 경영방법 등으로 인해 회사사정이 안 좋아지고,메이지시대 이전에 무사였던 아버지는 '담력을 갖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성실하고 열의를 갖고 일하는 이타적인 인간'에 대해 설교하는 '개인적인 인간'인 다이스케와는 가치관이 다른 사람으로, 그 시절 맺은 매우 연고가 깊은 집안의 딸과의 혼사를 추진하고이를 통해 경제적인 출구를 모색하고자 하나, 일종의 전략적인 이 결혼에 대해 마뜩찮게 생각하는 다이스케는이를 계속 거부하고, 아버지와의 사이도 멀어져간다.
흥미로운 점은 미치요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아가고
현실의 나락에서 힘들어하는 미치요를 구해내고 싶은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질수록
다이스케는 아버지가 원하는 결혼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해지고 경제적인 원조를 받을 수 없게 될 미래에 대해현실적인 인식을 갖게 되면서 '직업을 갖는다'라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물론 그 고민 속에는 '방랑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으나, 미치요와의 사랑으로 인해 집안과의 절연이 확실해진 후에는'일자리를 알아보겠다'며 뛰어나간다.
무위하는 인간에 대해 엄한 시선을 갖기 시작한 근대 이후의 시간을 사는 나는
역시나 무위하는 인간인 다이스케가 불완전한 어른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가 미치요를 통해 '마음의 자연'을 자각한 이후의 선택이 설령
'직업인'이었다고 해도 그 아버지 세대의 '모순에 찬'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은 가져본다.
이 작품은 나쓰메 문학으로 들어가는 관문에 해당하는 작품이며 근대 지식인의 유형을 제시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철저히 추구한 작품이라고 한다.
글발이 미천하여 표현은 못하겠으나 나역시 작가의 시선에 대해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그리고 현재에도 유효한 고민들을 함께 했던 것 같다. 비록 나는 뭔가 조금 현실에 파묻혀버리고
'본질'을 잃어가는 표준화된 현대인인 것처럼 여겨져 꽤나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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