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이 책 좀 읽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abikethief 2009/06/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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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하는 힘
- 강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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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 2009-03-27
: 7,380
저자 강상중은 1950년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서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재일교포 1세이다.
일본 이름을 쓰며 일본 학교를 다녔던 그는 차별을 겪으면서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와세다 대학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2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고,
“나는 해방되었다”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이후 일본 이름 ‘나가노 데츠오(永野鐵男)’를 버리고 본명을 쓰기 시작했고,
한국 사회의 문제와 재일 한국인이 겪는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한다.
간단한 프로필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 강상중은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나 일본에서는 항상 주변인, 경계인으로 살아야했고,
이는 '나는 누구인가?,나는 어디로 귀속되는가?나는 어디에 근거해서 살아야 하는가? 나는누구와 만나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이 세상에 믿을 만한 가치를 지닌 것이 있기나 한 것인가?'라는 출구를 찾기 힘든 '자아찾기'의 질문을 자신에게 계속 던졌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의 산물로, '고민하는 인간'으로 살아야 할 실제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이유에 대한 에세이다.
요 몇 년 사이 부쩍 늘어난 '자살' 사건을 접했을 때 나는 자살자의 '가치관의 부재'에서 오는 혼란으로
어떤 문제에서 헤매이다가 답을 찾기를 포기하고 택하는 '잘못된 선택'으로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선택한 이유 또한 그런 것이었고, 여전히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책 말미에 '죽음'에 대한 이야기('왜 죽어서는 안되는 것일까?')
살아간다는 것은'타자와의 관계', 상호인정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한다.
'자아를 보존해 가기 위해서는 역시 타자와의 관계가 필요합니다. 상호 인정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상호 인정이 없으면 자아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는데, 이것이 일반적으로 타자와의 관계, 타자를 받아들임으로써
상호인정을 통해 나의 존재 의미를 찾는 것이 보통적인 의미라면,'그동안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 인정되어 있던 자아가 철저히 타의에 의해 무너져 내려 자아를 보존하기 힘들었던 한 사람'이 택한 것이 '죽음'이라는 것...
오늘 읽은 칼럼들 중에는 요즘 부쩍 늘어난 '자살'문제를 화두로 글을 썼다가 비보를 접하고,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한 것이 꽤 있었다.여튼 그의 선택은 '예외적'이라는 게 결론일까?
흠...너무 무겁게 가버렸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자신의 고민의 길라잡이로 삼았던 두 사람,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가
나쓰메 소세키와 20세기 최고의 사회학자 막스베버의 저작들을 통해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도록 한다.
'고민하는 것'을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이어서
더더욱 '고민하는 힘'은 '살아가는 힘'임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요즘은 책선택 마저도 오지라퍼스럽다.물론 내가 읽어도 좋을 책이지만, 요즘 내가 고르는 책들은 '제발 이 책 좀 읽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는
책들이 좀 있다.근데 읽다 보면 이 책은 좀 덜했지만, 다른 책은 그 책 자체를 읽어야 할 것 같은 사람들은 관심도 가질 것 같지 않아서 슬프더라.
나쓰메 소세키 소설책이나 좀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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