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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것 아닌 선의
  • 이소영
  • 13,050원 (10%720)
  • 2021-05-14
  • : 1,446

두 달째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팍팍한 일상이 계속되면서 마음이 자꾸 뾰족해진다고 느낄 즈음 지인이 감사일기 100일 쓰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선뜻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건 오래전 힘겹게 회사생활을 하던 시절 종일이 우울하고 힘들다고 느꼈던 시기가 있었다. 어느 날 짤막한 메모에 가까운 일기들을 다시 읽다가 나의 상태를 알아봐주고 보듬어주는 누군가 덕분에 그 하루가 우울하지만은 않았구나 깨닫게 되면서 그 순간의 고마움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그 뒤론 힘든 시기에는 어느 때보다 일기를 꼬박꼬박 쓰려고 노력한다. 힘든 순간 속에 나를 위로해주는 무언가가 있었음을 기억하기 위해...

별 것 아닌 선의 - '우리 삶을 지탱하는 사소한 순간들에 대하여'

성당으로 가달라며 울던 승객을 위해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희생하고 성모의 노래들을 함께 들어주신 기사님의 마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기말시험 기간, 학생강사를 대신해 보충수업을 조정해준 교무주임의 배려

<은혜 갚은 까치의 시점에서>

"네가 학자로서 어떻게 커나갈지 내가 지켜보고 있다."

고 건네주신 교수님의 마지막 말씀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




누군가 나의 상태를 알아봐주고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목소리가 가라앉은 나를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주는 동료, 너는 정말 진심으로 뭔가를 하는 구나!라고 얘기해주는 누군가의 말, 가제본의 부제처럼 우리 삶 속에 두고두고 힘이 되어 주는 것은 그런 순간들 , 관찰의 시선들이 아닐까 싶다.

순탄하지 않았던 시절과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며 어떤 마음으로 삶을 채워나갈지, 주변의 사람들과 어떤 관계맺음을 하고 어떤 태도로 다른 사람을 대할지를 끊임없이 살피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 칼럼들이 책으로 나오길 기다렸다.

가제본을 읽으면서 '선의'라는 말이 계속 되어 좀 질린다 싶기도 했지만, 이소영 선생의 글은 일독보다는 내가 삐닥해진다 싶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두고두고 펼쳐보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족. 레이먼드 카버는 지독하게도 비관적인 작가로만 기억하고 있던 내게 이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레이먼드 카버 작품도 다시 찾아 읽고 있어요.

좋은 글 써 나가주시는 이소영 교수님도, 이런 멋진 칼럼을 책으로 엮어준 어크로스 출판사도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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