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부터 표지까지.
'난 청소년 로맨스예요!'
라고 보이는 책.
소개글을 보면서,
'사람이 AI인 척하는 이야기인가?', '어떻게 전개될까?'
그래서 가볍게 휙휙 넘기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마음속에 상처 또는 슬픔을 품은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면 초반에는 취향을 탈 수도 있을 것같다.
까막눈일 때는 글자를 몰라도 불편하지 않았지만 알고 나니 글을 모르고 어떻게 살았을까 싶었다.
p.7
갑자기 스스로를 잘 판단하고있는 주인공.
뷰스밴드(뷰티풀 스타...)라는 밴드이름,
독버섯 같은 별명까지.
이미 성인이 된 내가 읽기에는 조금 오글거리긴 했다.
그래도 그 오글거림 덕분에
"뭐야~" "아아악!"
혼자 중얼거리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오글거림이 힘드신 분들은 꼭 집에서 읽기 바랍니다.
저처럼 혼잣말하게 됩니다.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하나!
'아... 내가 중고등학생 때 읽었다면 엄청 좋아했을 수도 있겠다.'
인.어.공.주.
난 인어공주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유론은 나랑 정반대였다.
"흥, 말도 안 돼."
그 이후로 나는 툭하면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 인어공주는 나를 냉소적인 어린이로 만들었다. 나는 일곱 살 이후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인어공주가 싫다.
p.10
왜 싫어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착한 사람이 행복해지는 결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지만 끝까지 읽고도 조금 궁금했다.
'굳이 인어공주여야만 했을까?'
유론의 현실적인 성격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는 건 알겠는데,
이야기 전체와는 아주 살짝 빗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나만 그렇게 느낀걸까.
이 책의 아이돌.
얼굴 천재.
서지온.
서지온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정말 대단했다.
"그냥 한마디로, 잘생겼다. 눈, 코, 입만 잘생긴 게 아니라 어우러진 모습이 완벽하게 조화로웠다. 신이 인간을 빚었다면 이 사람을 빚을 때는 무척 공을 들였을 거다."
p.25
여기서는 솔직히 웃었다.
'그래서... 얼마나 잘생겼다는 거야?'
분명 주인공은 한유론인데,
읽을수록 진짜 주인공은 서지온 같았다.
왜 모든 것이 싫은지.
왜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지.
왜 그렇게 차갑게 행동하는지.
뒤로 갈수록 이유가 드러나는데,
'신은 지온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대신 시련도 함께 주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학교에서 유론이 먼저 다가가는 장면은 조금 의아했다.
학교에서는 일부러 선을 긋고 지내려는 것 같았는데,
굳이 먼저 찾아가 말을 거는 건 조금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예성이 참 좋았다.
"괜찮아질 거야."
p.62
초콜릿 하나를 건네며 딱 한마디.
짧은 장면인데 오래 남았다.
같은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 건네는 위로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예성의 깊은 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유재도,
"당연히 슬프지. 근데 슬픈 일만 있는 건 아니잖아. 나는 즐거웠던 일도 다 기억해."
p.122
이 한마디가 마음이 찡했다.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어른스러운 사람은 유재가 아니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마음속에 상처를 품고 있다.
그리고 또래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어른스럽다.
그래서 작가님은 AI를 넣았나 보다.
부모에게도,
친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
하지만 AI라는 가상의 존재에게는 조금 더 쉽게 털어놓을 수 있으니까.
최근 예능 <킬 잇>에서도 AI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너무 답답해서,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서,
누구에게라도 기대고 싶은 마음.
책을 읽으며 그 장면이 떠올랐다.
중간에 독후감을 AI로 작성해 온 학생들의 모습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것같았다.
"저는 여러분께 숙제를 냈어요. AI가 아니라요."
p.52
AI가 너무나 익숙해진 사회의 다른 안 좋은 모습을 잠시나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질문하나만 하면 알아서 답을 내려주고 알려주고 굳이 하나하나 찾아볼 필요 없이 모든 것을 알려주는 AI.
예전에 봤던 뉴스가 떠올랐다.
외국 학교에서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시험을 봤다는 뉴스.
AI에대한 위험성도 잠깐은 알려주려는게 아닐까 싶다.
AI보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더 눈에 들어온다.
말하지 못했던 고민.
이루지 못한 꿈.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한마디.
청소년 소설이라 초반의 감성은 취향을 탈 수도 있다.
끝까지 읽고 보니,
서로의 마음을 보고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소년소녀들이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