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노우폭스북스의 톨스토이 단편선 중에서 악마와 세바스토폴 이야기가 제일 인상에 남는다.
악마는 귀족 예브게니의 삶에 대한 짧은 이야기다. 예브게니가 스체파니다에게 가지고 있는 욕망이 무엇이었을지 알 수는 없다. 감정적 끌림이었을 수도 있고, 육체적인 욕망으로만 설명할 수도 있다. 예브게니는 결혼 이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구를 이성적으로 통제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죽음으로 끝이 난다. 톨스토이는 두 가지의 결말을 썼는데 하나는 예브게니의 자살이고, 다른 하나는 예브게니가 스체파니다를 죽이는 것이다. 둘 중 어느 결말이던지간에 예브게니는 스스로의 영혼을 죽이는 선택을 한 것이다. 예브게니나 스체파니다를 죽인 것은 총이 아니다. 예브게니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이었다.
세바스토폴 이야기는 톨스토이가 직접 참전한 적이 있는 크림 전쟁에 대한 내용이었다. 단편 내용 중에 전쟁 한 가운데서 러시아의 시인 푸쉬킨의 작품을 읽는 장교가 있었다. 전쟁 한가운데서 시를 읽고 있는 것은 비현실적인 상황이지만 그 장교는 '폭탄 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시인의 목소리를 들으면 다시 사람이 된다.'고 하였다. 사람을 죽이는 전쟁에서 예술만이 인간을 위한 구원이 되는 것일까? 지금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다. 러우전쟁 한 가운데서도 시를 읽고 음악을 들으며 인간으로서 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 것일까? 세바스토폴 이야기를 읽으면서 The Black Eyed Peas의 Where Is The Love가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