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편지'를 읽으면서 모든 사람이 비발디와 같은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는 없지만 심장 한 쪽에 예술을 품고 살아갈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예술이 인간의 성장과정에 어떤 흔적이 되는가? 이상의 시에 문학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가 모두 이상과 같은 감각으로 살 수 없다. 비발디의 음악에 감동할 수 있지만 예술가로 완성될 수 없다. 청소년기에 예술에 빠지는 감성을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익명의 편지'가 되게 솔직한 글이라고 생각하였다. 사춘기라고 불리는 그 시절의 예민함, 허영, 자기도취라는 감정인 작품 곳곳에서 느껴지지만 그 때 만났던 예술에 대한 경험이 우리의 내면을 얼마나 깊게 흔들수 있는가를 되돌아보자. 모든 사람이 예술가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술을 사랑했던 시간 자체가 인생에 일부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다. 청춘의 미숙함을 정직하게 기록한다는 것도 우리의 삶이다. 예술은 재능의 영역이지만, 예술에 대한 모든 동경이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예술이 우리를 통과할 때의 감성은 삶을 완성시키는 아름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