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미친 사람들'을 읽으면서 스페인의 공기가 느껴졌다. 한 여름 뜨거운 태양의 열기와 카스티야에서 부는 바람과 오렌지 나무에서 갓 딴 오렌지의 맛없는 산미까지. 내가 좋아한 스페인의 한 조각은 카렐 차페크가 보고 느꼈던 그 스페인과 완벽하게 같지는 않았겠지만, 색감과 공기가 아주 달라지지 않은 것은 분명했다. 카렐 차페크가 투우를 보고 쓴 글을 읽으면서 문화를 존중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잔혹함에 대해 치를 떠는 것에 공감되었다. 아직도 스페인에서는 투우가 남아있다. 스페인에서는 투우에 반대하고 없애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지만, 전통 문화이기 때문에 지켜야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문화라는 이름 아래 살육이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다. 스페인을 좋아하지만 투우까지 받아들이기 힘들다.
카렐 차페크가 쓴 스페인 여행기의 한국어 번역본 제목이 '조금 미친 사람들'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원제는 그저 'Výlet do Španěl', 스페인에서 온 편지일 뿐인데 말이다. 스페인이 미쳤다는 것에는 약간 동의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본 스페인은 국가적으로 불장난에 진심인 나라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