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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akuye Oyasin
  • 어서 와, 원양어선은 처음이지?
  • 김현무
  • 17,100원 (10%950)
  • 2026-01-20
  • : 640

'어서와, 원양어선은 처음이지?'를 읽으면서 육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바다의 일을 모르고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뉴스나 드라마에서 소비되는 원양어선의 삶은 억대 연봉을 받는 인생 역전이나 지옥같은 노동의 일상으로 비추어지지만 내가 읽은 기록은 일반적으로 알 수 없는 노동의 밀도였다. 하루 24시간 내내 이어지는 바다의 삶과 투망, 양막, 하역 작업은 숫자나 글로도 상상할 수 없는 노동의 집약체였다. 바다의 하루는 육지의 기준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간에 존재한다. 일상생활에서 당연하듯 소비되는 통조림 하나가 어떤 노동의 시간 끝에 식탁 위에 오르는지 모른다. 육지 사람의 무지는 언제나처럼 가차없이 깨진다.

나는 비건을 지향하는 삶을 살면서 참치 어업을 주로 하는 원양어선을 구조적인 문제를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원양어선은 거대 자본과 결합허여 바다의 생태계를 뒤흔드는 산업이지만, 바다 위에서 노동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을 비난할 자격은 나에게 없었다. '어서와, 원양어선은 처음이지?'에서 등장하는 모든 선원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익명의 가해자가 아닌 바다 한 가운데서 바람과 파도를 온 몸으로 맞으면서 거북이를 구조하고, 넓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터전에 대하여 고민하는 노동자였다. 느리지만 어업환경은 바다 생태계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원양어선 노동자를 손쉽게 비난하는 것보다 바다의 삶을 존중하면서 소비자로서 육지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생태계를 고려한 소비를 지향하는 것이 변화를 위한 사회 전체의 몫이다.

김현무 항해사가 원양어선을 타게 된 계기도 우연같은 선택이었다. 김현무 항해사는 원래 컨테이더 화물선 항해사가 목표였으나 대학 진학 당시 잘 알지 못한 채 진학한 학과가 항해사를 육성하는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였다. 학교를 다니다 졸업한 선배가 원양어선을 타고 돌아와 들려준 취업후기에 마음이 움직여서 원양어선에 타게 된다. 어렸기에 가능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찌보면 상당히 하찮은 이유로 배에 타게 되었으니 웃기기도 하였다. 바다의 삶을 미화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고단함이 전해지기도 하는 글의 이유는 김현무 항해사의 어이없었던 자신의 선택이 녹아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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