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머문 순간'은 수지와 닉의 신혼생활로 시작된다. 사랑에 빠진 그 순간이나 결혼식이 아닌 신혼이라는 특성상 사랑을 기반으로 한 로맨틱한 상황과 실제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전환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수지와 닉은 특정한 자본이 없어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지만, 부유한 친구의 후원으로 삶을 버텨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류층의 화려한 삶을 욕망하지만 실제로 가진 것도 직업도 없는 두 사람은 계산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 정말 태양이 없다면 빛을 내지 못하는 달빛처럼 부드럽지만 차갑고 불완전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