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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akuye Oyasin
  • 재봉틀과 금붕어
  • 나가이 미미
  • 13,320원 (10%740)
  • 2025-09-23
  • : 500

'재봉틀과 금붕어'는 처음에 누구의 시점에서 쓴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치매노인의 기억을 더듬어가다보니 최근의 일은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겨우 자리를 잡고, 과거의 기억은 뒤죽박죽이었다. 금붕어의 기억력이 3초라는 말 때문인지 주인공 카케이는 최근의 일을 주변 사람에게 묻고 또 묻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억의 조각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기억이 희미해져도 여지껏 나를 만든 기억의 조각은 삶을 증명할 수 밖에 없다.

어렸을 적 어머지는 죽고 계모로부터 학대를 받았지만, 반려견 다이짱의 젖을 먹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카케이.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던 기억보다는 반려견의 젖을 먹고 엄마라고 불렀던 기억은 카케이가 느끼고 싶었던 사랑받고 싶었던 심정을 정의해주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는 사망, 아버지는 가정을 돌보지 않고, 재혼하여 생긴 새어머니마저 어린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른 상황에서 반려견마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인간은 늘 인간성에 대해서 주장하지만 진정한 인간성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늘 의문이다. 여성으로서 카케이의 삶이 진정으로 행복하였는지도 알 수 없다. 남편은 첫째가 태어난 뒤 잠적하고, 남편이 재혼 전 낳은 자신은 카케이를 강간하여 딸 미치코가 태어나지만 3살 때 사망을 한다. 생계를 위해 재봉틀을 밟지만, 사는 것은 넉넉하지 않다. 치매에 걸려 아들이 자살한 것도 끊임없이 물어야하며 삶의 파편 속에서 살아있지만 '행복한가?'라는 물음에 최소한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사랑받았다는 기억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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