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를 읽으면서 초반에는 엔지니어 공학과 수학에 대한 내용이 어색해서 집중하기 힘들었다. 내가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은 공학이나 수학에 대한 내용보다는 자신의 인생은 물론 미래세대를 위하여 억압과 차별에 진중하게 버틴 흑인 여성 수학자와 공학자의 뚝심이었다. 책과 영화에서는 캐서린 존슨, 메리 잭슨, 도로시 본이라는 삶과 캐릭터로 나타나지만 현실에서는 보다 많고 다양한 흑인 여성이 차별에 지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앞으로 나아갔다. 컴퓨터라 불렸던 인간 수학자는 안전한 우주비행과 지구 복귀를 위한 수치를 계산하고, 복잡한 수학적 문제들을 풀어내었다. 단순히 일만 열심히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자리를 요구했고, 다른 사람을 지지하며 함께 가기 위한 길을 여는 연대감을 보여주었다.
영화와 책에는 나오지 않았고, 작가도 미처 담지 못하여 아쉽다는 백인 여성 글로리아 샴파인의 삶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글로리아 샴파인은 백인 여성이지만 메리 잭슨과 함께 나사 내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기회 균등실에서 메이트가 되어 활동을 하였다. 글로리아는 면접에 온 흑인 여성이 복장이 좋은 인상을 주기에 부족할 경우 사무실에 놓아둔 여분의 여성 재킷을 빌려주었다. 능력있는 사람이 단지 여성이거나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밀린다면 글로리아는 나서서 정확한 업무 평가로 논거를 제시하여 당연히 받아야 하는 자리에 오르도록 지원하였다.
감정적인 연대와 실질적인 지지는 우리가 차별에 맞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만드는 계기가 되어준다.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없지만, 나의 자리에서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을 바꾼다는 의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