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터는 왜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을까? 스키터는 미국 남부, 부유한 목화 농장의 딸이다. 아마 스키터의 할아버지는 노예를 부리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헬프의 주인공 중 하나이 아이블린도 스키터가 자랐던 목화 농장에서 일을 하였던 적이 있다. 스키터가 아이블린과 미니의 삶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스키터가 KKK나 홀리처럼 인종차별주의자는 아니었겠지만, 최소한 '차별에 대해 인식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을거란 뜻이다. 그 전부터 '차별에 대해 인식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이블린이나 미니에게 듣기 전 인종분리정책에 대한 활동을 대학교때부터 했을 것이다. 스키터가 사람에 대한 존중이 있는 친절한 백인에서 '현실을 바꾸고 싶은' 인권운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긴 것은 아이블린과 미니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아이블린과 미니는 스키터를 믿었고,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인종차별과 흑인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여과없이 털어놓았다. 현실과 사실은 그 어떤 논리보다 힘이 쎄다. 스키터보다는 오히려 미스 셀리아가 헬프에 나온 캐릭터 중 사람에 대한 편견이 제일 적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미스 셀리아는 상류층 백인에게 쓰레기라고 무시를 받는 노동계급 출신의 여성으로서 처음 미니를 만났을 때부터 인종에 대한 차별없이 사람을 대한다. 미니가 백인에 대한 적개심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해준 것은 미스 셀리아의 백치미 같은 친절이 아니었을까? 에이블린, 미니, 스키터 모두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보여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연대는 인간성이라고 부를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