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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isawa Mafuyu님의 서재
  • 회복술사의 재시작 2
  • 츠키요 루이
  • 8,550원 (10%470)
  • 2018-09-20
  • : 712
주인공과 악랄한 주변인물들.
끝없는 괴롭힘과 권선징악과는 정반대로 치닫는 주인공의 상황.
몰릴대로 몰린 주인공의 극단적 선택.
그리고 그것에서 시작되는 주인공의 변신. (억지스런 부분도 있는)
드디어 시작되는 주인공의 복수.

어디서 많이 본 패턴이지 않나?
바로 복수극, 그 중에서도 한국형 막장드라마의 클리셰이다.
왜 “한국형”이란 말이 들어가냐 하면 억지스런, 다시 말해 주인공 편의주의적 전개가 작중에 이따금 보이기 때문이다.

까놓고 말하자. 남들이 동일인물임을 알 수 없게 바꾼 이름이 ‘케얄’에서 ‘케얄가’이고, ‘플레어’는 ‘플레이아’이다.
(외모도 바꾸긴 했다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원래 이름에 한두 글자 덧붙인다고 완전히 달라졌다 생각하겠는가?
(일러스트 기준) 전과 같은 머리색에 어중간하게 달라진 외모에 원래 이름에 한두 글자 추가된 이름의 낯선 사람이 나타났고, 주변엔 그의 원래 이름과 외모가 담긴 현상수배서가 있다면?
분명 그가 현상수배범이 변장한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태반이리라.
아예 안 들키는 게 이상한 상황이라는 거다.
뭐, 이건 그렇다 치자. 저 세계관에선 저 정도 이름 변경도 큰 차이고, 일러스트상 별차이가 안 보이는 것일뿐 내용상에선 외모가 크게 바뀐 것이리라.

작중에선 케얄가가 본래 플레어였던 플레이아에게 플레어를 연기해달라는 부분이 나온다.
본인에 대한 기억이 없어 플레어를 전혀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을 플레이아에게 플레어를 연기를 시키려면 약간의 사정 설명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사정은 케얄가가 어느 정도 조작해서 설명했을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아는 아무런 의심 없이 플레어를 연기해냈다.
문제는 상대가 만난지 오래되지 않은 크레하 클라이렛이라는 점. 그리고 그녀는 케얄가보다 훨씬 일찍부터 플레어를 알고 지냈을 터.
크레하가 좀 더 귀족적인, 아니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지녔다면, 다른 이가 아무리 뭐라 하던 죽은 줄 알았던 플레어라고 주장하는 플레이아에 대해 조금 더 의심하고 시험해봐야 하지 않았을까?
또, 플레이아 역시 크레하가 플레어를 연기하는 플레이아에게 했던 멘트에서 자기의 기억이 새로 시작된 시점과 결부시켜 보았어야 하리라.
뭐, 이것도 두 여자가 순수하고 눈치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 치자고.
사실 아직까지 작품내에서 지략이 두드러지는 인물은 주인공 케얄가와 케얄가가 주의하는 노른 정도 밖에 없는 걸로 봐선 생각보다 무력우선주의 세계관일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편의주의 전개의 끝은 크레하의 간단 함락이다.
크레하란 인물은 검성이란 위치에 있으면서도 너무나 신중하지 못하다.
케얄가의 주장이 진실인 건 독자 시점에선 말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다.
다만 한 나라에 속한 귀족이라면, 그것도 그 나라에서 검을 상징하는 인간이 확실한 물증도 없이 정황만으로 판단하고 나라를 등진다?
주입당한 기억이 진실이란 건 객관적으로 보면 당시엔 확실하지 않은 사실이다.
하물며 은혜를 입었다고는 하나 나라에서 지명수배 중인 케얄가는 말한 것이다.
더 나아가 공주인 플레어 역시 케얄가에게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을 하는 게 합당하다.
그러니 크레하가 직접 조사까지 해본 뒤에 수긍해도 늦지 않다.
허나 작중에선 비교적 너무 쉽게 수긍하고, 곧바로 케얄가에게 함락까지 되어버린다.
이게 주인공 편의주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한편으론 이렇게 지적할 거리가 꽤 있음에도 확실히 재미있다.
복수극이 주는 카타르시스에 성적 판타지까지 가미되어 나름 몰입하게 만든다.
작가의 한계에서 비롯된 건지, 일부러 그렇게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국형 막장드라마틱 함이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 만든다.
나쁘게 말하면 긴장감이 1도 없는 셈이지만.

결론을 내리자면 잘 쓴, 즉 좋은 작품은 아니다.
다만 분명 재미있는 작품은 맞다.
보다가 욕 하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한국형 막장드라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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