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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세기』
에드워드 윌슨 ㅣ사이언스북스
''현대의 찰스 다윈' 으로 칭송되는 대표적 사회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은 두 번의 퓰리처상과 하버드대 교수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개미의 페르몬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동물들의 사회구조에 매료되어 인간의 사회 행동을 동물들의 그것과 동일한 시각에서 분석했다. 그의 이론은 세계의 반발과 주목을 동시에 받았으며 이 책 『새로운 창세기』 는 그의 '진사회성'에 대한 연구와 통찰을 응축해 놓았기에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책은 깊고 어려운 주제와는 달리 가볍고 부담없는 분량이기에 매력적이다. 이 책의 정수는 아마도 통찰과 응축, 용이함일 것이다. 또한 단 한 가지 질문 '진화성의 기원은 어디일까'? 만 기억하면 되기에 독자의 집중을 잃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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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은 1975년 '사회생물학: 새로운 종합' 이라는 책에서 인간 행동은 유전자 선택으로 결정되며 인간이 이룩한 학문적 성과, 문화, 역사 등도 동물의 사회적 행동과 다를바 없다는 논리를 펴 학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윌슨의 이론을 지지했던 이는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다. 도킨스와 마찬가지로 윌슨도 '우생학'을 두둔하는 학자처럼 보였을 것이고, 그로 인해 많은 논란과 부정적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전자 선택 이론을 펼쳤던 그는 후에 자신의 이론과 상반되 이론을 펼치며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윌슨의 유연함과 대범함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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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회성'이란 두 세대 이상 구성원이 함께 살면서 협동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가 집중했던 진사회성의 특성을 지닌 동물은 개미, 꿀벌, 인간 등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중 현재 지구에서 가장 막강한 무리인 인류는 지구에 처음 등장했던 시대에 비해 정복자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윌슨은 인간이 지닌 진사회성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사회성를 바탕으로 한 상호 작용 능력이 인간의 두뇌와 지능을 진화시켜 지금처럼 인류가 발전한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인간은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윌슨의 이론대로라면 몇몇의 이기주의는 이타성을 지닌 집단에 의해 힘을 잃을 수도 있다.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음에 씁쓸하다. 그만큼 우리의 사회가 이타성보다 이기성이 많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의 이론 '진사회성'은 조금만 비켜 바라보면 대의를 위해 소수의 개인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혹은 소수의 개인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하는 듯도 해서 위험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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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인이 된 에드워드 윌슨이 던진 질문과 이론들이 후대의 학자들에게 여전히 논의가 된다는 것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질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옮긴이의 말처럼 그가 없어도 그가 제시한 주제는 여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는 것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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