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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게우스의 서재

오블론스키는 타고난 재능 덕분에 학교 공부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게으르고 놀기를 좋아해서 졸업성적은 바닥을 헤맸다.- P-1
하지만 어릴 때 가깝게 지내다가 서로 다른 일에 종사하게 된 사람들이 늘 그렇듯이, 둘 다 겉으로는 상대방이 하는 일을 존중해주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경멸했다. 둘 다 속으로는 자신만이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고 상대방은 헛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P-1
얼핏 보기에 레빈이 셰르바츠키 집안의 딸에게 청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일이었다. 레빈은 집안도 좋고 재산도 많은 서른두 살의 건장한 청년이었으니 누구나 훌륭한 신랑감으로 인정할 터였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남자가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사랑에 빠진 레빈에게 키티는 모든 면에서 너무 완벽한 존재로서 이 세상 모든 것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격이 낮고 세속적인 존재로 보여, 다른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녀도 자신을 합당한 상대로 여기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P-1
"나도 당신이 내게 기댈 때 자신감이 생깁니다."
레빈은 그 말을 한 후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놀라 얼굴이 벌겋게 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가 그 말을 하자마자 마치 태양이 구름 속에 모습을 감추듯 그녀의 얼굴에서 상냥한 표정이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 아름다운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P-1
‘정말 굉장하고 멋진 분이야. 그런데 내 잘못일까? 내가 나쁜 짓을 한 걸까? 내가 저분을 갖고 장난친다고들 할지도 몰라. 나는 분명 저분을 사랑하고 있지 않아. 하지만 저분과 있으면 행복해. 저분도 정말 멋지고. 그런데 저분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P-1
키티는 코앞에 있는 연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사랑에 가득 찬 자신의 시선, 그가 아무런 응대도 하지 않던 자신의 그 시선에 대해 그녀는 더없이 쓰린 수치심을 느꼈고, 그 수치심은 몇 년이 지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그녀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P-1
그는 기차가 볼고로프 역에 정차했을 때 물을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가 우연히 안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자신의 진심을 말해버렸다. 이제 그녀가 자신의 진심을 알고 자신을 대하리라는 것이 그는 기뻤다.- P-1
처음에 안나는 그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을 자신이 불쾌해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다. 그런데 모스크바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분명히 그가 나오리라고 생각하고 갔던 파티에 그가 나오지 않은 적이 있었다. 금세 우울해진 그녀는 자신이 이제까지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자신을 쫓아다니는 것이 불쾌하기는커녕 그녀 삶에서의 모든 흥미와 관심이 온통 거기에 쏠려 있음을 분명히 알게 된 것이다.-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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