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베텔게우스의 서재

한 가지 실례가 생각난다. 땀 흘리는 것에 공포증이 있는 한 젊은 의사가 나를 찾아 왔다. 땀을 많이 흘릴 것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예기 불안이 정말로 땀을 많이 흘리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 순환 고리를 끊어 버리고자 나는 환자에게 땀을 많이 흘리게 될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일부러 사람들에게 자기가 얼마나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는지 보여 주겠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충고했다.
일주일 후 그가 다시 나를 찾아와서 말했다. 예기 불안을 일으킬 만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전에는 땀을 한 바가지밖에 안 흘렸지만 이제는 적어도 열 바가지는 흘리게 될 걸."
그 결과가 어땠는지 아는가? 공포증으로 4년 동안 고생하던 그는 단 일주일 만에 병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여기서 독자 여러분은 환자의 태도가 반전됐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움이 있던 자리에 대신 그 반대되는 소망이 들어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안이라는 돛대에서 바람이 빠져나가고 말았다.- P-1
치료를 시작했을 때, 에바 코즈데라 박사는 그에게 평소 하던 일과 정반대되는 일을 해 보라고 권했다. 말하자면 되도록 글씨를 깨끗하게 정자로 쓰려고 하지 말고 아무렇게나 휘갈겨 써 보라고 권한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이렇게 말하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글씨를 엉망으로 쓰는지 사람들한테 있는 그대로 보여 줄 테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 글씨를 휘갈겨 쓰려고 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글씨를 휘갈겨 쓰려고 했는데 잘 안 되더군요."
그가 다음 날 말했다. 이런 방법으로 그 환자는 48시간 만에 손 떨림 증세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으며, 이후 관찰 기간에도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행복해졌고, 자기 일을 잘할 수 있게 됐다.- P-1
그러나 인간 존재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인간에게는 그런 조건을 극복하고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가능하다면 세계를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필요하다면 자기 자신을 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다.- P-1
그렇다고 자유가 결론은 아니다. 자유는 이야기의 부분이고, 절반의 진실에 지나지 않는다. 책임이라는 적극적인 측면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극적인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책임이 전제되지 않는 자유는 방종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내가 동부 해안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에 보완이 되도록 서부 해안에 책임의 여신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1
인간은 여러 개의 사물 속에 섞여 있는 또 다른 사물이 아니다. 사물들은 각자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지만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규정한다. 타고난 자질과 환경이라는 제한된 조건 안에서 인간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판단에 달려 있다.- P-1
유럽 사람의 눈에는 미국 문화가 인간에게 ‘행복하기를’ 끊임없이 강요하고 명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행복은 얻으려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이유를 찾으면 인간은 저절로 행복해진다. 알다시피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P-1
나는 그런 환자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준다. 자살 기도가 미수에 그친 사람들이 수없이 하는 얘기가 자살이 실패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말한 사실이다. 자살에 실패한 지 몇 주일 후, 몇 달 후 그리고 몇 년 후 그들은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에도 자기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고, 의문에 대한 해답이 있었으며, 삶에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비록 사정이 좋아질 확률이 천 분의 일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말을 이었다.
"그런 일이 당신에게 어느 날 조만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우선은 그런 일이 일어나는 날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살아야 하고, 그런 날이 밝아 오는 것을 보기 위해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살아남아야 할 책임감이 당신을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겁니다."- P-1
저는 제 삶이 의미와 목표가 충만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운명의 날에 대한 나의 태도가 삶을 바라보는 나 자신의 신조가 됐습니다. 나는 내 목을 부러뜨렸지만, 내 목이 나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 대학에서 처음으로 심리학 과목을 듣고 있습니다. 내 장애가 다른 사람들을 돕는 내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시련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 도달한 인간적인 성숙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말이 곧 삶의 의미를 찾는 데 시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2장에서도 얘기했지만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시련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그 시련에서 여전히 유용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피할 수 있는 시련이라면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행동이다. 왜냐하면 불필요한 시련을 견디는 것은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P-1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를 보면 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유명한 예술가도 아니고 유명한 과학자도 아니었다. 유명한 정치가도 아니고, 유명한 운동선수도 아니었다. 그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당당하게 곤경을 이겨 낸 사람들이었다.- P-1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P-1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나이 든 사람을 불쌍하게 여길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나이 든 사람들을 부러워해야 한다. 물론 나이 든 사람에게는 미래도 없고, 기회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 대신 과거 속 실체, 즉 그들이 실현시켰던 잠재적 가능성들, 그들이 성취했던 의미들, 그들이 깨달았던 가치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세상의 그 어떤 것도, 그 어느 누구도 과거가 지닌 이 자산들을 가져갈 수 없다.- P-1
그러나 모든 위대한 것은 그것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실현시키는 것도 힘들다.Sed omnia praeclara tam difficilia quam rara sunt. 스피노자 《윤리학》의 마지막 문장이다.- P-1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