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추구하고 알았던 부처님을 비롯한 인도의 수많은 성자들과 중국의 선사들과 한국의 고승들은 탐(貪)·진(鎭)·치(癡) 안에 있는 탐진치 없음의 마음을 알았다. 탐진치의 마음과 탐진치 없음의 마음은 둘이 아니었다.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 윤회의 도정에 있는 우리 범부 중생들은 욕심이 일어나는 것이 욕심 없음과 함께 있음을 모르고 살아간다. 그러나 욕심의 마음에는 반드시 욕심 없음의 마음이 함께 한다. 구름 속에는 반드시 맑은 하늘이 함께 있는 이치와 같다. 화내는 마음에는 반드시 화내지 않는 마음이 함께 한다. 불길 속에 늘 불에 타지 않는 허공이 함께 있는 이치와 같다.
단단한 무지의 마음에는 반드시 지혜의 마음이 함께 한다. 어두움 속에 밝은 빛이 함께 있는 이치와 같다.- P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