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의 출연작을 한 편도 보지 않은 사람의 짧은 코멘트:
1. 기획의도는 매우 적절하다. 가급적 영문판을 만들었으면 한다(다만 안에 쓰인 짧은 글들이 외국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배용준 홈페이지 정도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2. 기왕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마당에 한복을 입고 출연한 사진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했다. 꼭 '북쪽얼굴' 모자나 하라주쿠에서 바로 달려온 듯한 페도라를 매번 쓰고 사진을 찍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3. 짧은 글들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감정과잉으로 느껴졌는데 이건 내가 워낙 감정이 무딘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견임을 전제로 말하자면 글에서 '깊이가 있어야 한다', '공감을 구해야 한다'라는 강박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글이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도 들고... 어쨌건 본인이 직접 쓴 글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결론:
한국적인 것을 정리해 본다는 의미의 책으로서는 별 불만이 없었으니 구매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다만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책인가에 대해서는 선뜻 공감하기 어렵다.
추기:
이건 좀 미묘한 부분인데 186쪽에 있는 '답시' 부분에서 초두머리 변을 쓴 '답'자를 쓰고 있다. 물론 이 즘콩 답 자도 답한다라는 약자로 쓰이기는 하지만, 본래 답한다는 의미의 답자는 대죽 변을 쓴 答자가 정자이다. 읽다가 눈에 밟혀 언급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