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즈니의 SF에 별 셋을 주었다. 이유? 단순하다. 이 책은 Science Fiction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번역된 젤라즈니의 소설은 Science Fiction의 탈을 쓴 Speculative Fiction이라고나 해야 할 것이다.
줄거리를 한 줄 반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줄거리는 이 작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활극이라기 보다 심리극, 심리극이라기보다 민속지에 가깝게 이야기는 흘러간다. 인디언 설화를 조금이나마 접해보지 않은 분들은 작품의 분위기가 매우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그래도 후반에 가면 캠벨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되므로 마음을 놓으셔도 좋겠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젤라즈니 특유의 쿨한 마초 주인공이 그리 부각되지 못하게 된 점인데 나는 이것 때문에 별을 세 개 주게 되었다.
조금 특이한 젤라즈니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추기: 페이지 중 잉크가 번져 인쇄가 뭉개진 부분이 좀 있다. 출판사의 맹성을 촉구해야 하나?
추기2: 그러고 보니 제목이 "별을 좇는 자"가 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것도 출판사의 맹성을 촉구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