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코멘트:
병역과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어 책을 몇 권 읽어본 바 있는데 여전히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없는 문제가 몇 가지 있다.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을 인용하여 말해 보자면 "독일의 히틀러나 일본 천황의 세계지배 야욕을 막았다는 점은 인정받아야 할 중요한 성과이지만..."(18쪽)이라고 되어 있는데 과연 히틀러나 일본 천황의 침공을 군사력 이외의 방법으로 막을 수 있었을까? 다시 바꿔서 말하자면 자위에 국한된 정전론을 부인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읽은 주장 중 이를 설득력있게 반박하는 내용은 본 적이 없으며 그 점은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이 점이 반박되지 않고서는 지은이가 주장하는 절대평화의 추구는 그리 설득력이 없다. 더불어 이 책에서는 그리 납득이 가지 않는 가정이 다른 관련서적보다 많은 것도 유감스럽지만 독자의 의견으로 덧붙여 두어야겠다.
권고:
양심적병역거부와 모든 폭력거부, 대체복무 등을 한꺼번에 종합세트로 다룬 것은 그리 성공적인 전략으로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저런 선정적 제목 대신 양심적병역거부와 대체복무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감을 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기는 하지만 어차피 선택은 각자의 몫.
관련주제에 관해 개괄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 책보다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쪽을,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서라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시민불복종' 또는 '평화의 얼굴'쪽을 추천하고 싶다.
추기: '스크루지도 개심해서 새 사람이 되었고, 놀부도 개심해서 새 사람이 되었다'와 같은 주장(14쪽)이나 '남성은 안도한다, 여성이 군대에 가지 않으므로(그럼으로써 남성성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와 같은 주장(44,49쪽)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추기2: 꿈을 꾸는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꿈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을 때 치러야 할 댓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는 점도 문제이다.
추기3: 지금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냉전, 대결논리를 체화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국방부의 논리가 실제로 구현화된 군대의 신?
읽어볼 만한 관련 문헌:
1.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시민불복종'
2. '평화의 얼굴'
3.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4. '철학이 있는 콜버그의 호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