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문과 뉴스를 통해 5060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노후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사에 있어서 50년대부터 60년대생들은 군사정권 시기를 겪으며 경제성장의 의 때에 자랐고, 변화하는 조국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청춘을 보낸 분들이시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베이비부머 세대의 황혼은 그 어느 때보다 자랑스러워야 할 것이다. 현대사의 산 증인들이기에 더욱 그 가치를 더할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평가와는 다르게 베이비부머 세대의 내일은 적신호가 켜져있다. 나날이 늘어가는 노후자금의 근심,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 그 어느 때보다 이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는 그들의 노년 또한 지금까지의 인생길처럼 험난한 미래를 예상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러한 결론으로 마쳤을 것이다.
오늘 소개 할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김찬호-고영직-조주은 저, 서해문집, 2018)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생사를 담담한 인터뷰 형식을 통해 풀어내는 한편, 희망찬 노년의 삶을 그려가는 과정으로 내용을 채운 책이다. 3명의 저자는 각자 한 분씩 대담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대담자의 삶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들의 노년이 어떠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독자에게 보여준다. 특별히 세 대담자 모두 자신들의 인터뷰 말미에 "노년의 삶이 꼭 정리나 마무리로 귀결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인 부모님과 주위 지인들에게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고, 독자의 연령에 따라서는 남의 일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말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끝으로 이 책은 "새로운 노년 = 새로운 창조적 삶"이란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 노년의 혜안은 뒷짐만 지고있기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연륜을 통해 자신의 인생의 2막을 성실히 열어가는 이에게는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의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젊은 사람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이 사회의 어른으로 건강한 사회 공동체를 일궈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치열한 인생을 살아온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있어 노년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편안한 잊혀짐이 아닌, 건강한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그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