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뷰의 제목은 "시간이 생의 비탈을 거슬러 오는 소리!"이다. 사실은 책을 받아들고서 편 첫 장의 말미에는 이 문자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내가 교회다니는 사람이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 책의 제목인 <황혼은 어디서 그렇게 아름다운 상처를 얻어 오는가>라는 제목과 이 문장을 대입 해보니까 갑자기 마음에 큰 울렁임이 생겼다.
나의 생은 언제나 젊음의 때를 거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황혼'이라는 단어는 나의 부모도 아직 가보지 못한, 먼 미래의 단어이기에 우리는 대비만 하나하나 하면 된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부담없는 글과 정감있는 그림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이 삶의 '의미'는 살아감 그 자체에 있음을 깨닫게 돕는다. 무엇보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 문장만큼 우리의 인생을 표현할 다를 길이 있겠는가 싶다.
"이 지구상의 어딘가에서 다른 세상의 출구가 있을 수 있다는 믿음, 지금 여기의 무대와 조명과는 다른 세팅이 가능할 수 있다는 믿음 쪽으로 나는 늘 구부러져 있다. 여기에 모은 글과 그림들은 그런 허황된 믿음의 소산이다."
우리는 불확실한 현실을 살아가며 '우주 맨 끝의 사람들'일지 모르는 우리의 가족들과 벗들, 동료들과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모든 이의 삶에는 '황혼'의 때가 찾아온다. 그 때에 나는 묻고싶다. "이 삶이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이었는가?" 저자는 그 답을 일찍이 찾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스스로는 구부러진 삶으로 표현했지만 자신이 이 사회의 시스템으로 전락하기 전에, 자신을 가장 좋아했던 '국문' 속으로 향했으니 말이다. 그 누구보다 행복한 선생님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그런 저자에게서 빌려온 후회없는 삶의 흔적들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황혼의 삶은 힘겨운 인생사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없는 가슴이 황혼의 칭호를 얻기는 '결단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 상처마저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나는 오늘을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고마운 이들이여, 모두 안녕들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