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부채 파란 부채]
우리 반 아이들의 상상이 쑥쑥 자라난 시간
전래동화 ‘빨간 부채 파란 부채’를 떠올리면 코가 길어지는 할아버지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 아이들과 함께 읽은 이영림 작가님의 <빨간 부채 파란 부채>는 그 익숙한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과 아이들의 고민으로 멋지게 비틀어낸 그림책이다.
발표하기 부끄러워하는 주인공 지우의 모습에서 우리 반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던, 유쾌하고도 따뜻했던 수업 기록을 정리해본다.
뻔한 옛날이야기?
아니, 아주 특별한 현대판 판타지!
수업 시작 전, 제목을 듣자마자 아이들은 "코 길어지는 거요!",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귀신 아니에요?"라며 각자의 기억을 소환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발표가 너무나 하기 싫어 화장실에 숨어버린 소년 ‘지우’다.
우연히 얻게 된 빨간 부채와 파란 부채. 빨간 부채를 부치면 커지고, 파란 부채를 부치면 작아진다! 지우는 이 마법 같은 힘으로 무엇을 했을까? 발표를 피하려고 몸을 아주 작게 줄여 선생님 서랍에 숨기도 하고, 친구의 발표를 도와주기도 하며 종횡무진 활약한다.
"선생님, 저는 커서 뭐가 되고 싶냐면요..."
책 속에서 지우가 장래희망 발표를 걱정하는 장면을 보며 우리 반 아이들과도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현실파: 화가, 수의사, 간호사, 요리사, 아이돌
* 상상파: 우주 과학자
* 야망파: 부자 (어떻게 부자가 될지 고민해보기로 숙제를 줬다! )
아직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 고민조차 지우와 닮아 있어 아이들은 금방 이야기에 몰입했다.
? 만약 나에게 이 부채가 있다면? (아이들의 엉뚱 발랄 상상력)
지우가 위기의 순간에 용기를 내어 친구들을 돕는 장면을 보며,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물었다. "너희라면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작게 만들고 싶니?"
빨간 부채로 '쑥쑥' 키우고 싶은 것
-동물 친구들: 햄스터를 키워서 같이 밥 먹고 싶고, 물고기나 장수풍뎅이를 키워서 등에 타고 하늘을 날거나 헤엄치고 싶단다. (장수풍뎅이를 크게 키워 비싸게 팔아 부자가 되겠다는 나의 농담에 아이들이 빵 터졌다! 💸)
-씨앗: 꽃씨를 크게 키워서 꽃이 빨리 자라게 하고 싶다는 예쁜 마음도 있었다.
파란 부채로 '쏙쏙' 줄이고 싶은 것
- 미니어처 세상: 말을 작게 만들어 미니어처로 키우고 싶고, 인형이나 모자를 작게 해서 인형 놀이를 하고 싶어 했다. 🧸
- 가벼운 선물: 맛있는 치킨 닭다리를 작게 해서 가볍게 들고 온 뒤, 교실에서 빨간 부채로 엄청나게 키워 우리 반 모두가 배부르게 먹자는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
선생님의 마음 한 조각: '미덕'은 키우고 '걱정'은 줄이고
아이들의 물건 중심 상상도 좋았지만, 나는 조금 더 마음의 이야기를 보태보았다.
"선생님은 마음속에 있는 '용기'와 '열정'이라는 미덕 보석을 빨간 부채로 크게 키우고 싶어. 반대로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하는 마음'과 '슬픈 마음'은 파란 부채로 아주 작게 만들어서 날려 보내고 싶어."
지우가 결국 다른 사람을 돕는 자기만의 꿈을 찾았듯, 우리 아이들도 이 부채를 통해 배려와 도움의 가치를 느꼈기를 바란다.
<빨간 부채 파란 부채>는 단순히 크기가 변하는 재미를 넘어, '나를 드러낼 용기'와 '남을 돕는 기쁨'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책이다. 발표를 두려워하는 아이, 혹은 자신의 장점을 찾지 못한 아이들에게 지우의 성장기는 큰 응원이 될 것이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나의 꿈'이나 '미덕 교육'과 연계해 수업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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