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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한 자전거 여행
  • 김남중
  • 10,800원 (10%600)
  • 2009-07-28
  • : 24,403

     자비와 통찰은 ‘불량’일 수 없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  흔히 떠오르는 불~량을 생각하면 잘못 짚은 거다. 호진이가 미리 준비하지 않고, 현실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서 엉겁결에 시작한 여행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그런데 여행의 시작만 그러할 뿐, 건전하며 생동감이 넘치는 지극히 ‘우량한’ 여행이다.

‘불량 삼촌’이 기획한 남해안에서 시작해 통일전망대까지 11박 12일의 여행.  


“땀은 고민을 없애주고 자전거는 즐겁게 땀을 흘리게 하지.
그 기회를 영규(트럭을 몰래 가져갔던 청년)에게도 주고 싶어.”

 

단 한순간에 사람을 판단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호진이 삼촌은 기다려주는 여유를 보여준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뛰어넘은 사람에게서 보이는 자비와 통찰이 결코 ‘불량’일 수 없다.  


내가 흘린 땀방울이 (도로 가장자리의) 흰 선에 부딪혀 깨졌다.
다들 싸우고 있었다. ~ 처음에는 싸움 상대가 가지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높이 오를수록 알 수 있었다.
산은 그냥 가만히 있을 뿐이다.
나와 싸우는 거다.
내 속에 있는 나, 포기하고 싶은 나와 싸우는 거다.  


‘나도 우리 집 삼분의 일이라는 걸 강력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경고하고 싶었던 호진이의 가출 사건이 어느새 온전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책의 말미에 보면 호진이의 신청에 의해 호진이 부모님도 ‘여자친구(여행하는 자전거 친구)’ 여행에 참가하게 된다. 자신을 데리러 오라는 호진이의 호출로 호진이 부모님이 흘리게 될 땀과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이 기대된다.

무슨 일 때문인지도 정확히 모르는 체 무작정 출발지로 떠나야 했던 호진이 부모님. 그들의 여행으로 호진이 가정의 의사소통 부재와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 불화의 벽이 어떻게 깨뜨려질지 뒷이야기도 궁금하다.

  

 

     책장이 빨리 줄어들자  자꾸 남은 책장을 뒤적였던 책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삼촌은 자신 있어 보였다.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가 그 단체의 속도가 되는 거다.”

호진이는 이 여행으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가족의 문제를 돌아보며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거기서 엄마가 미안한 마음을 가지라고 라면 먹고 설거지도 하지 않던 어린 소년의 모습은 이미 찾아볼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배려는 자신이 먼저 비워져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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