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도 아니고 소나기밥공주? 이름이 안공주란다. 정말 어렸을 때 봐왔던 공주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내면은 어느 공주 못지않게 당당하고 사랑스럽다. ‘살 안 찐 돼지’라고 놀리는 아이에게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늘 씩씩하게 지낸다.
전기, 전화도 끊긴 지하단칸방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 현실. 방안의 곰팡이 청소를 도맡던 알콜중독자 아버지는 재활원에 들어가 있고, 하나밖에 없는 고모와는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고․․․.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는 학교 급식에서 ‘소나기밥'처럼 먹을 뿐이다. 먹기만 하면 소화가 너무 빨리 돼 체하는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던 공주에게 먹기만 하면 체하는 사건이 생기게 된다. 팽 여사의 장바구니를 부러워하며 바라봤던 그 날부터.
마음앓이를 심하게 하며 몸까지 상해 쓰러진 공주가 가엾어 정말 안타까웠다. 그래도 주변에 순간순간 공주를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그 힘으로 공주는 건강하게 초등학생을 시절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주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2층 팽 여사와 해님마트 사장, 안쓰러워하며 도와주고 싶어 하는 옆집 총각, 순수한 친구 현미와 집으로 초대해주는 현미 어머니. 우리 아이들 아니 내가 나와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볼 때, 고개 돌리며 삐딱하게만 보지는 않았는지 되묻게 하는 동화였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손잡을 수 있는 이웃이 될 수 있는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