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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미소년님의 서재
  • 아트 컬렉터스
  • 이은주
  • 25,200원 (10%1,400)
  • 2025-08-05
  • : 543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1977년 세계 사격 선수권 대회 기념 우표를 접하고 와 진짜 멋있다 라고 생각했던 40년 전의 기억이 새롭다. 그와 동시에 우연과 필연이 겹치면서 외삼촌이 챙겨 주신 사격 선수권 대회 기념주화를 매일 매일 꺼내 들며 만지막거리면서 시작했던 우표 수집과 기념주화 수집은 나에게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의 세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이자, 기쁨이었다.

지금도 가끔씩 행여 먼지는 묻지 않았는지 조심스레 우표와 주화를 꺼내 들며 하나하나 수집했던 그 시절의 추억을 떠 올리곤 하는 나에게 ‘컬렉터스’라는 단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태도와 열정을 상징하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감히 비할 바는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40년 가까이 수집활동을 해온 나라면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뻗은 책이 바로 이 중앙북스에서 출간한 <아트 컬렉터스> 로 수집의 세계를 예술이라는 큰 무대 위에서 탐구하고 고찰하며, 그 컬렉터스 분들의 생각과 정신,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예술과 문화적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책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아니 그냥 나 스스로 크게 만족했던 부분은 예술품을 소유하는 행위가 단순히 재산을 모으는 차원을 넘어선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그동안 모아 둔 우표와 기념주화를 시세로 환산하면 1억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단 한번도 팔고자 생각했던 적이 없다. 수천 수만장의 우표, 주화 하나하나에 구매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추억의 값은 그 이상, 아니 도저히 값을 매길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우(?) 우표와 기념주화가 그럴진데 아트 컬렉터스 분들에게는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작가의 예술혼과 시대의 숨결을 끼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수집하는 과정은 결국 자신만의 미적 세계를 구축하는 험난한 여정까지 포함되는 길이기에 절해 그럴 생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예술에 진심인 17분의 아트 컬렉터들을 통해 예술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하며, 컬렉팅이야말로 자기 표현이자 시대와의 대화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어린 시절의 나처럼 작은 수집품에도 애정을 쏟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 속 이야기에 더욱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유명한 컬렉터들의 화려한 소장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예술과 만나고, 어떤 철학과 가치관으로 예술 작품을 모으고 아끼고 이어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결국에는 그럼 '나는 그동안, 그리고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는가?' 로 시작해서 ‘나만의 컬렉션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사랑하고 지켜내고 싶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몇 번이고 꺼내보게 만드는, 내 서가에 꽂아두고 소장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아트 컬렉터스>는 예술과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뿐 아니라, 살아오면서 소중하게 지켜온 경험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이다. 나에게 우표와 기념주화 컬렉션은 단순한 물건의 수집이 아니라 추억과 가치, 그리고 나를 형성하는 정체성의 한 부분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그 감각이 한층 확장되었고, 예술이라고 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예술을 향유하는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었다.

역사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 소개된 아트 컬렉터들이 모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나에게 있어서의 우표와 기념주화 또한 나 개인의 역사를 반영하는 거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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