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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미소년님의 서재
  • 안방극장에서 마주친 우리들의 자화상
  • 이병욱
  • 15,030원 (10%830)
  • 2025-02-10
  • : 15

얼마 전 모 커뮤니티에서 90년대 초반 그 유명한 홍대역 KFC 앞에서 약속을 기다리는 옛 사진이 올라왔다.

대부분의 반응이 '와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기다리고만 있어' 였다. 근데 나 역시 진짜 기다리고만 있었다.

아마 그나마 했던 것이라면 스포츠신문이나 책을 읽는 정도였으리라.

그렇게 스마트폰도 유투브는 커녕 인터넷도 없던 시절, 우리들에게 유일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미디어는 TV 뿐이었다. 히트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안 보인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 나 역시 집에 있었으니깐 - 실제 온가족과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던 바로 그 세대였다.

비록 동네에 TV 한 대 밖에 없어서 골목 앞 평상으로 전기선을 연결해서 온 동네 사람들이 한데 모여 흑백 브라운관을 통해 드라마를 함께 보았다는 60~70년대의 기억도 없고, 군사 독재 정권의 불만을 드라마와 코미디프로로 풀수 밖에 없었던 한 많은 기성세대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재미있는 드라마와 유머1번지 같은 코미디 프로에 푹 빠져있던 천진난만 아이였기 때문에 이 때의 드라마는 가슴설레는 추억일 뿐이었기에 1973생 X 세대인 나에게 이 책 <안방극장에서 마주친 우리들의 자화상>은 추억 보따리였고, 한 꼭지, 한 꼭지 읽는 순간 빙그레 미소지어지는 내 스스로를 즐길 수 있었다.

<아씨>, <여로> 라는 기억에 없는 70년대 초대작을 뒤로하고 똑순이로 기억하는 김민희 배우의 1980년도작 <달동네>가 없어서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드라마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여명의 눈동자>, <허준>, <대장금> 등 나의 10대와 20대를 함께했던 추억의 드라마들의 이야기를 그 시절의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어줍잖은 드라마 평론이랍시고 드라마는 단지 소재로 활용하면서 시대상을 반영한다느니,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다 라는 등 어설프게 골치아픈 사회 이데올로기를 화두로 끌어오지도 않는다. 제목처럼 우리들의 자화상이란 객관적인 자세로 담담하게 시대상을 함께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이 너무나 맘에 든다.

책을 읽는 서 너 시간 오롯이 추억에 젖을 수 있었다. 60 ~ 80년대 생 분들이 읽는다면 이 책에 할애할 수 있는 반나절의 시간은 정말이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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