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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은 여성에 대한 전쟁을 멈출 수 있다
- 마이클 코프먼
- 16,200원 (10%↓900)
- 2019-10-11
- : 107
앞의 글, 위근우의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읽은 책. 남성 페미니스트, 혹은 ‘남성 페미니스트 앨라이‘(이 책에 위근우 작가가 추천사를 쓰며 그 표현을 썼다)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남성으로 살고 있는 편집자는 어떤 책을 기획해야 하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이 달갑지 않았다. 결국 이 ‘전쟁‘을 끝내는 건 남성이라는 걸까, 결국 주체적 위치에 서겠다는 표현이 아닌가. 하여. 심지어 원제는 ˝The Time Has Come˝인데, 이는 지나친 초월번역(?)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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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다소 미심쩍은 마음으로 읽어간 책이다. 하지만 읽고나니 이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이 남성에게 이야기할 때 이 정도의 톤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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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남성에게 손 내미는 남성, 지금 집중해야 할 부분은 그 지점이 아닌가 싶다. 아마 제목은 그런 톤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뽑아낸 것이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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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나 가부장제 철폐가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더 많은, 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가리지 않는 선에서 동조하는 목소리 역시 함께 터져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위근우의 책도, 이 책도 소중하다. 나는 세상의 어떤 목소리를 책으로 펴낼 것인가.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는가. 끊임없이 고민할 문제다.
이것은 내가 나의 모든 활동에 적용하는 접근법과 동일하다. 직장 내 평등을 위한 활동이든, 남성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육아 참여를 위한 활동이든, 여성의 재생산권을 지지하는 활동이든 마찬가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성을 동맹군으로 여기자. 변화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들고 남성에게 손을 내밀자. 동료 남성에게 변화를 촉구하되 남성 지배 사회에서 남성이 겪는 기이하고 종종 고통스러운 경험의 역설을 이해하자. 남성이 자신이 누리고 있는 혜택과 자신이 범하는 실수를 진심으로 돌아볼 수 있게 돕되 집단 전체에 죄나 책임이 있다고 가정하지는 말자. 광범위한 이슈에 관하여 폭넓은 공적 연대를 이루어 다른 문제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 힘을 합치자. 특히 여성과 여성 단체와 연대하고 여성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여성의 지도력과 힘을 배우자. 남성도 변화할 수 있고 괜찮은 사람일 수 있으며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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