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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주인공인 화자가 성장 후 그 당시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주인공의 10대 시절, 그저 순수하기만한(그래서 더 없이 맹목적인) 사랑의 대상 ‘린디’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린디가 집 앞 골목에서 누군가에게 강간을 당했는데. 당시 범인은 잡을 수 없었고 주인공의 실수로 인해 린디와 그 가족의 인생은 180도 달라진다.
용의자는 총 네명. 네명의 용의자 중 주인공도 포함되어 있는데, 읽다 보면 그는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다만 그에게는 스토킹에 가까운 린디에 대한 애정이 있을 뿐.
소설의 중후반 까지 읽으면서 나는 이 날것의 애정이 너무나 불편했다. 그는 자신의 집착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사랑을 과감없이 드러내지만 읽는 나에게는 그 사랑은 너무나 변태적이고 남성적이였다.
글쎄, 어쩌면 내가 남성이었다면 이 사랑이라 변명한 행동들에 조금이나마 공감을 할 수 있었을까.
파이니 크리크 로드라는 작고 평화로운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린디 , 주인공의 가족들,그리고 동네사람들. 그 모든 것들을 주인공은 끈질기게 바라보고 회상하고 서술한다. 그 집요한 시선은 우리가 좀 더 세밀하게 이야기를 읽는 장치가 되어주고 소년의 정신적 성숙을 함께 하는 듯한 감상을 준다.
일련의 사건들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던 소년은 한 남자로 성장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애정과 집착을 돌이키려 애쓰고 흘러간 세월속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들을 반성하고 스스로 용서하기에 이른다.
-그러니 나는 보 같은 사람들, 태어날 때부터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의해 불운해진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같은 아이들에 둘러싸인 그에게 어떤 기회가 있었겠니? 그의 미래가 얼마나 일찍 결정되고 말았겠어?
-그냥 그 애가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두려무나. 그러면 좋은 사람은 너한테서 좋은 면을 보고, 나쁜 사람은 나쁜 면을 볼 테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니? 넌 빈 캔버스란다. 그림을 그리는 건 상대의 몫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