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신주 작가가 선보이는 12편의 이야기. 제목부터 엄청난 인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뒤로 눈에 띄는 것은 집필 이력. 개인적으로 눈에 익은 이름은 아니지만 다수의 앤솔러지 및 정기간행물에 작품을 수록했다고 한다. 띠지를 벗겨보면 표지 하단에는 흑백 영화 시대의 제목 같은 디자인의 제목이 나타나는 점이 재미있다. 아직 문윤성SF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본 적이 없어 괜히 기대되었고, 그만큼 독특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서술 방식이나 묘사가 대체로 친절하지 않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소재의 독특함과 결말에서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이나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미궁의 아이>는 소재에 대한 배경지식이 탄탄하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올 이야기다. 동화적인 느낌으로 서술되는 기본 틀에 가볍지 않은 소재를 담아 결말부의 충격이 크도록 설정되었다. <시곗바늘>은 한정적인 공간에서 소통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과, 돌고 돌아 어떠한 순환을 이루는 구조가 흥미로웠다.
우리가 사는 현재를 비정상으로 설정하고, 지금으로서는 이상하다고 생각될 설정을 미래 시점의 정상으로 설정하여 어떠한 가치관적 시차를 겪게 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몇 가지의 뚜렷한 키워드를 가지고 미션을 해치우듯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같아 흥미로웠다. 앞으로 만들어낼 이야기들도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