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어제님의 서재
  • 혐오와 수치심
  • 마사 너스바움
  • 31,350원 (5%990)
  • 2015-03-15
  • : 4,836
◇ 혐오와 수치심


나는 대부분의 책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온라인으로 구입한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책이 배송되면 - 책벌레 퇴치에 효과가 있는지 모르지만 - 비닐에 넣어서 냉동실에 이틀정도 넣어 둔다.
어제는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딸이 오랜만에 와서, 막 꺼내 탁자 위에 놓인 책을 보고 ˝아빠! 책이 그렇게 좋아?˝ 하며 묻는다.
나는 ‘너무 좋다고! 좋은 글이나 공감하는 글을 보면 무지 짜릿하고 흥분된다고.‘ ‘나이 드니 이렇게 책을 보며 여유있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서 좋다고.‘ 대답했다.그리고 한마디를 더한다. ‘너도 지금은 책을 많이 안보지만 언젠가는 이런 즐거움을 알게 될거라고.‘
이 책 ‘혐오와 수치심‘ 역시 좋은 글과 공감되는 많은 글이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칠 때까지 늘 흥미롭진 않은데 마사 누스바움의 글은 나풀거리는 포스트 잇과 많은 밑줄들로 책을 채울만큼 한결같이 재미있다.

이 책은, 혐오와 수치심이 자유주의 법치 체계 속에서 법치 판단 또는 처벌, 공적 판단의 근거로서 신뢰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님을 주장하는 법철학서이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서 동물적 취약성, 삶에 대한 유한성, 유아적 나르시시즘으로 깊은 불안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런 곤란한 조건을 수치스러워 하며 숨기려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수치심과 혐오를 키우고 가르친다.
단지 이러한 감정이 갖는 긍정적인 부분은, 혐오가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유용한 역할을 하며, 원초적 수치심이 스스로를 자극해서 생산적이며 높은 성취를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상인‘이라는 범주에서 약자를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강자들의 부당한 논리를 확대 재생산한다.

이제 우리는 인간 삶에 내재된 깊은 어려움을 고찰함으로써 지배하기 보다는 상호 의존하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불완정성과 동물성, 유한성을 인정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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