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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 어린이들
- 이영은
- 16,200원 (10%↓
900) - 2025-08-15
: 5,890
이 책은 일제강점기 당시 총독부 등이 주관한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한 아이들의 글을 당시 시대상과 교차해서 담고 있다.
물론 ‘모범적’인 글들만 선별하여 상을 줬을 수도 있다.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일본군 입대에 자원하고, 전사한 오빠의 죽음을 영예롭게 생각하고, 조선과 일본인 아이 할 것 없이 천황 만세를 부르짖는 모습은 그 시대 ‘제국의 어린이들’을 차마 비난할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언뜻 아이들이 쓴 글처럼 보이지만, 결국 시대가 주입한 글이었다. 제국주의가 아이들의 일상마저 전쟁 이데올로기로 바꿔 놓았다는 역사적 현실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 아래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할 기회조차 받지 못한 채 모범적이고 올바른 어린이가 되기 위하여 전쟁을 사랑하게 되었으므로.
마지막에 저자가 덧붙인 기록되지 못한 조선인 어린이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을 시큰하게 한다. 자신들의 일상과 황국 신민으로서의 충성을 다하는 글을 쓰는 것마저 결국 여건이 되어 취학을 할 수 있었고, 강제노동에 동원되지 않고 학교에서 글을 배운 아이들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탄광에서, 공장에서 강제동원되어 사라져간, 역사 속에 묻힌 어린이들. 기록되지 못한 아이들의 순진함, 아이들의 삶, 아이들의 죽음. 나는 제국에서 배제된 그 아이들의 일상마저도 뼈아프게 생각한다. 우리 역사가 그걸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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