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싱그러운 율마에 반해 원룸에 들인적이 있었지만... 말라 죽고 또 말라 죽고 네 번을 죽인 뒤에야 난 손만 대면 화초를 죽이는 검은 손인가보다 실망하고 그냥 눈요기로만 화초들을 보며 마음을 달랬지요.
우연히 검색을 하다 들어간 블로그. 화초에 주는 물도 '체할까봐' 미리 떠놓아 실내 온도와 맞춰 칭찬과 사랑을 잔뜩 하며 물을 주고 새끼를 올리는 식물에게 '아기 낳고 고생하지.'라며 비료를 주고 몸살이 나도 화초걱정말 하는 특이한 분을 만났어요.
하루 이틀 찾아가보다 ' 나도 이정도면 용기낼 수 있겠는데.' 늘 꽃집 아저씨가 "어디서나 잘 크는 녀석이야. 이틀에 물 한번씩만 줘." 말에 사다가 늘 죽어버렸던 아이들을 한 두개씩 다시 사기 시작했고. 지금 집이 반음지가 어디인지, 양지가 어디인지 구분도 하고 비실비실하다 싶으면 약도 치고 비료도 주고. 비싼 화분대신 싸고 예쁘게 리폼하는 땅그지 정신도 부쩍부쩍자라고.
마음이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 방에 있는 화초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초록이가 가진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자연이 어찌나 경이로운지 산타벨라님을 통해 겪게 되었어요. 덕분에 이번에 이사갈 때 내 최우선 순위는 "남향 베란다" 지금은 베란다 가득 핀 꽃과 다육이들이 지친 삶에 응원을 나눠줍니다.
어찌나 자주갔는지 블로그 내용도 달달 외울정도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구입했더니 역시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편집과 자세한 설명. 그리고 여전히 날 울게 하는 지름신이 책 가득 담겨있어요. 더군다나 미모사 씨앗까지! 늘 보면서 키워보고 싶은 아이였는데 어찌나 신이 나는지.
초록이를 키워보고 싶지만 용기가 안 나시는 분들. 산타벨라님의 초록사랑이 등을 밀어줄거에요.
늘 죽이기만 하던 저 역시 산타벨라님을 만나고나서 지금은 둘레 지인들이 부러워하는 멋진 베란다를 가꾸고 있으니까요. 이제 이 책은 베란다 책꽂이에 올려두고 늘 꺼내보는 저만의 베스트 셀러랍니다.